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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공 Feb 03. 2022

26. 넌 정말 상식도 없니?

말못회 [말 못 하는 작가의 회고록] : 상식


26. 넌 정말 상식도 없니?  

   

우리는 상대방과 대화할 때, 나의 진심이 닿지 않아 애를 먹은 적이 많을 것이다. 

그러할 때면 우리는 부사를 넣어서 상대방에게 조금 더 나의 진실성을 전하고자 한다.


‘진짜, 정말, 아주, 몹시, 매우,’ 


이러한 부사를 넣었음에도, 상대방은 아직 나의 진심을 몰라줘서 속상하기만 하다. 우리는 그래서 이것을 반복해서 말하곤 한다. 조금 더 큰소리로 말하면 잘 알아듣지 않을까?

     

“아 진짜 진짜 진짜 사랑한다고.”

     

이상하게도, 나는 그러한 부사가 제곱될수록 그것이 더욱 진실성 없다 느껴지었다. 그것도 아니라면 강인하고 러프 해 보이게끔 ‘존나’ 라는 비속어를 써볼까? 그도 아니었다.

지나친 과시는 오히려 결핍이라는 말이 있었던가. 우리는 제 잘났다며 반복하여 말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그 부분에서 취약한 약점을 가지고 있음을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나는 그리하여, 작가의 말이 독자에게 조금 더 다가가기 쉽게끔, 상대방에게 내 진심이 조금 더 닿길 바라며, 설득하는 방법을 배워보려 한다. 아무래도 논리가 기반돼야 설득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책을 펼쳐보고선 외국인들은 뭐 그리도 이름이 길고 12세들이 많은지 말이다. 

공부하려고 책을 봤는데, 공부해야지만 책을 볼 수 있었다. 열 받아 죽을 지경이다 진짜 정말.


홍콩영화 패왕별희는 희대의 대작으로 꼽히우곤 하는데, 초나라는 언제며 군벌 시대의 원인은 무엇이며 장공공이 뉘신지도 모르는 내게 그것은 하품만 나곤 했다. 

지식이 높은 사람들은 그 영화를 보고, 감동받았다고 토론하고 있는데, 나는 똑똑한 그들에 끼여서 무언가 소외되는 것 같은 기분에 묵묵히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가는 법이다.

 

이렇듯 나는 누군가에게 상식이 없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상식이라는 의미를 찾아보고 나서는 그 구분선이 애매모호하다 느껴질 것이다.   

  

상식

[명사] 사람들이 보통 알고 있거나 알아야 하는 지식.   

   

여기에 보통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는데, 그것이 무엇인가 싶어 보통 또한 찾아보자면 [일반적으로, 또는 흔히]라고 한다. 

그렇다면 일반적인 것은 무엇일까 [일부에 한정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다시 찾아보면 일부는 [한 부분, 또는 전체]라고 한다. 

아 진짜 짜증나 죽겠네. 이렇게 무한루프 속에서 우리는 상식의 기준을 정할 수 없었다. 

당신이 알고 있는 것을 내가 모른다면 나는 상식이 없는 사람인가? 그렇다고 치자. 중국어 전공인 내가 당신에게 아는 체를 한번 해보려 한다.

      

你现在明白我的意思吗 

(너 지금 내 말 알아듣고 있니?)

     

당신은 왜 중국인 3살 배기도 알아듣는 기본적인 상식조차 없는 것인가. 



상식의 기준은 이렇듯 사람마다 제각기 정의하기 나름이기에, 누군가를 비난해서는 안된다. 

나는 한글로 된 이 책을 읽을 줄 아는 당신 정도라면 상식이 뛰어나다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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