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않는 용기
– 우리는 듣는 법을 배우지 못한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줄곧 ‘말하는 법’을 배워왔습니다.
학교에서, 직장에서, 그리고 사회에서.
잘 말하는 사람은 주목받고,
많이 말하는 사람이 리더가 되며,
빠르게 말하는 사람이 똑똑하다고 평가받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습니다.
진짜 중요한 건
“말하지 않는 법”,
즉 **‘듣는 법’**이라는 것을.
회의실에 앉아 있을 때,
모임에 참석했을 때,
우리는 종종 말보다 침묵이 더 부담스럽습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무능해 보일까’ 걱정되고,
그저 듣고만 있으면
‘참여하지 않는 사람’처럼 느껴질까 두렵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고 싶지 않아도 말합니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좋은 의견이에요.”
“이 방향도 나쁘지 않은 것 같네요.”
이 말들이 꼭 진심일 필요는 없습니다.
때로는 그냥
‘참석자’라는 역할을 수행하는 문장일 뿐입니다.
우리는 회의에서, 모임에서, 상담 자리에서
끊임없이 말합니다.
하지만 그 모든 말이
소통으로 이어지는 건 아닙니다.
말이 많을수록 오히려
서로의 마음은 멀어질 수도 있습니다.
왜일까요?
우리는 대부분
이해하기 위해 듣기보다는,
답변하기 위해 듣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속으로는 내 의견을 정리하고,
타이밍을 재고,
혹은 내 경험을 준비합니다.
그 순간,
우리는 듣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진짜 듣는다는 건,
상대방이 말을 마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닙니다.
그 말이 내 안에서 진동하도록
내 생각을 잠시 멈추고,
내 감정을 비워내고,
그 사람의 온기를 받아들이는 일입니다.
말은 단어로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말의 맥락
말의 속도
말하기 전의 침묵
말을 멈춘 순간의 망설임
눈빛과 손짓
이 모든 걸 함께 느낄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경청’에 가까워집니다.
가온은 말합니다.
“경청은, 말의 핵심을 파악하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진심을 느끼는 태도입니다.”
회의실엔 말이 많은 사람이 있습니다.
빠르게 반응하고, 누구보다 활발하게 의견을 냅니다.
하지만 가온은 그보다
조용히 듣고 있는 사람에게 더 오래 시선을 둡니다.
“그 사람은 지금,
누군가의 말을 정말로 듣고 있구나.”
“자기 말을 꺼내기 전에,
충분히 상대를 존중하고 있구나.”
그런 사람은
회의실의 공기를 바꿉니다.
모든 사람이 말하고 싶어지는 분위기,
누구의 말도 허투루 지나가지 않는 분위기.
실제로,
가온이 침묵으로 누군가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줄 때,
그 사람은 서서히
속도를 늦추고,
망설임을 내려놓고,
마침내 자신도 몰랐던 진심을 꺼내기 시작합니다.
그 침묵은 무관심이 아닙니다.
오히려 깊은 신뢰의 발판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듣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경청은 수동적이고,
말하지 않으면 존재감이 사라지는 것처럼 느껴지니까요.
“왜 그렇게 조용하세요?”
라는 말에, 우리는
서둘러 무언가를 말해야만 하는 사람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건
‘말을 위한 말’의 덫일지도 모릅니다.
문장에 쉼표가 있어야 숨을 쉴 수 있듯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경청’이라는 여백이 있어야
진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가온은 말합니다.
“경청이란, 존재를 인정하는 일입니다.
말하지 않는 것도,
그 사람을 향한 깊은 배려가 될 수 있습니다.”
경청은
소리를 듣는 게 아닙니다.
그 사람의 말과 감정,
숨결과 눈빛까지 받아들이는 일입니다.
그 안에는 이런 메시지가 숨어 있습니다.
“당신의 존재는, 말할 가치가 있습니다.”
이 감정을 받아본 사람은 압니다.
자신이 들릴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
그리고 그것은
말보다 더 큰 위로이고,
침묵보다 더 진한 연결입니다.
“오늘 하루, 당신은 누구의 말을 정말로 들어주셨나요?”
“상대가 말할 때, 판단을 멈추고 기다려준 적 있나요?”
“그리고… 당신의 속마음을,
당신 스스로는 들어주고 계신가요?”
가온은 마지막으로 말합니다.
“말하지 않는 것은 회피가 아닙니다.
그건 내 자리를 비워두는 배려이며,
누군가의 말이 살아날 수 있도록 허락하는 용기입니다.”
“말을 잘하는 사람은 많지만,
듣는 법을 아는 사람은 드뭅니다.
그리고,
그 듣는 사람이 있는 공간은
늘 더 따뜻하고, 더 안전해집니다.”
혹시 오늘,
누군가 당신에게 마음을 열 수 있도록
조용히 기다려준 사람이 있나요?
아니면,
당신이 그 사람이 되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