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부 : 사회의 대륙 (거짓의 재판소) #1

프롤로그: 정의의 대지에 첫 발을 디디다 -1

by 공인멘토



1. 유리로 덮인 하늘 아래

하늘은 없다. 눈에 보이는 것은 투명하게 빛나는 곡면의 유리, 끝없이 연결된 육각형 패널과 굴곡진 프레임의 교차점뿐이다. 하늘이라고 불릴 수 있는 그 유리 표면은, 실제 하늘보다 더 푸르고 더 밝게 조정되어 있었다. 완벽한 날씨는 기술로 복제되고, 날마다 똑같은 아침이 되풀이된다.

빛은 시간대별로 색 온도를 달리해 도시 전체를 감싸며, 음영마저 설계된 규칙을 따른다. 오후의 그림자는 언제나 같은 각도로 바닥에 드리운다. 바람은 존재하지만 무작위로 불지 않는다. 센서들이 데이터에 따라 풍속을 미세하게 조정하며, 머리카락 한 올 흐트러지지 않을 만큼 일정하다.

여기는 루세온 시티. 인간이 정의를 수치화하고, 질서를 구조화하며, 감정을 최소화한 끝에 도달한 '이상 사회'. 유리 돔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다. 그것은 통제 그 자체이며, 외부 세계와의 완전한 단절을 상징한다.

도시의 거리는 깨끗함을 넘어 비현실적이다. 벽에는 낙서가 없고, 광고는 소리를 내지 않으며, 길거리 상점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시민들의 복장은 무채색 계열의 정장으로 통일되어 있고, 말투는 조용하며 일정한 음조를 유지한다.

아침 8시. 도시 중심부의 광장 위, 30미터 높이의 전광판이 점등된다. 수천 개의 투명 디스플레이가 겹쳐진 그 장치는, 빛을 정제한 듯한 문자로 매일 아침 다음의 문구를 투사한다:

“정의란 모두가 동일한 잣대를 따를 때 완성된다. 감정은 질서를 흐린다.”

이것은 단순한 표어가 아니라 루세온 시티의 신조이자 강령이며, 문자 그대로의 법이다. 시민은 이 문장을 최소 하루 한 번 이상 접해야 하며, 이를 회피하거나 무시할 경우 미세한 점수 감점이 적용된다.

시민들은 아침마다 광장에 모여 이 구절을 낭독하고, 간단한 동작 훈련과 평점 점검을 마친 뒤 각자의 위치로 흩어진다. 그들의 걸음은 일정하고 규칙적이며, 사람들 사이의 간격은 자동 보정 시스템에 의해 유지된다.

가로수는 바람의 흐름을 계산해 심어진 것이며, 비둘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도 소리를 높이지 않고, 아이들은 교실에서 웃지 않는다. 대신 '웃는 모범 시민 행동'이란 지침에 따라 상황별 적정 표정을 연습한다. 미소는 인간의 감정이 아니라, 점수를 위한 기술이 되었다.

벤치에 앉아 있는 노인은 혼자 있지만 위태롭지 않다. 그는 평점 유지를 위한 아침 선행을 이미 마쳤으며, 손목 장치에 찍힌 '점수 안정 구간' 표시를 보고 안심하고 있다.

여기에는 불쾌함이 없다. 충돌도 없다. 소음도 없다. 그리고, 감정도 없다. 아니, 있어야 할 감정이 눈에 띄지 않는다.

이 도시에선 누구도 묻지 않는다.
이곳에 '숨'이 있는지를.

그 질문은, 이 도시에 태어나지 않았거나—
이미 오래전에 도시 바깥에서 숨을 쉰 자만이 품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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