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1. 끌려가는 노인, 침묵하는 광장
삐— 삐— 삐—
소리만 들렸을 뿐, 아무도 놀라지 않았다.
오히려 모든 시민이 동시에 멈춰 섰다.
놀람도, 불안도, 호기심도 없다.
그들의 반응은 자동화된 반사처럼 일관됐다.
고개를 떨구고, 손을 앞으로 모으며, 시선을 바닥으로 고정하는 자세.
루세온 시민 행동 규범 제3항, ‘비상 시 정지 프로토콜’이 자연스럽게 실행되고 있었다.
그 정적 속에서 무언가가 올라왔다.
광장 중앙, 하얀 세라믹 타일 일부가 갈라지며 금속 리프트가 상승했고,
그 위엔 굽은 등을 한 노인이 양팔이 붙잡힌 채 서 있었다.
그를 끌고 있는 두 명의 보안 유닛은 무표정했고, 움직임엔 감정이 없었다.
노인은 말라 있었고, 몸은 떨렸으며, 입술은 굳게 다물려 있었다.
하지만 그의 눈은—달랐다.
거기엔 저항도, 체념도, 두려움도 아니었다.
그는 지금 이 모든 것을 이미 알고 있다는 듯,
조용히 자신만의 끝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가온은 광장 외곽, 정자형 조형물 아래 서 있었다.
그는 도시의 모든 소음이 갑자기 음소거된 것 같은 광경 속에서
이 유일하게 '살아 있는 눈빛'을 가진 자를 향해 천천히 다가가기 시작했다.
전광판 옆 스피커가 말을 잇는다.
“해당 시민은 반복적인 선행 미이행, 질서 위반적 언행, 감정 과잉 표현을 이유로
정의 평점 0.00에 도달.
도시 질서 유지 규정에 따라 보호 격리 절차를 시행합니다.”
그 목소리는 기계의 것이었다.
단정하고 매끄럽지만, 차갑고 무감정했다.
주변의 시민들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는다.
그들은 이미 '관람'이 아니라 '차단'의 모드에 들어가 있었다.
사람이 끌려가고 있음에도—그것은 사건이 아니었다.
그저 시스템의 정기 업데이트 같았다.
가온은 더 가까이 다가갔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속삭였다.
“그는 도대체 무슨 잘못을 한 걸까…”
그 순간, 보안 유닛 중 하나가 시선을 돌렸다.
“접근 금지. 현재 구역은 시민 간섭 불허 대상입니다.”
가온은 물러섰다.
그러나 그의 눈은 노인을 계속 좇았다.
노인은 시선이 느껴졌는지 고개를 천천히 돌렸고,
그의 눈과 가온의 눈이 마주쳤다.
그 짧은 교차 속에 많은 말이 있었다.
노인은 아주 작게, 입술만 움직이며 말했다.
“괜찮아.”
가온의 가슴 어딘가가 조용히 울렸다.
그 순간, 그는 이 도시의 평온함이
얼마나 두껍고 무거운 침묵 위에 세워졌는지를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