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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려 Jan 11. 2024

친절과 호두과자

아침에 울리는 전화소리

따르르릉

내 책상 오른쪽에 있는 유선전화에서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는

친절함을 담아 전화를 받아본다.

친절하지 않으면 안 되는 내가 된다.

마지막으로 

네 알겠습니다로 마무리하며 수화기를 내린다.


또 전화벨소리가 울린다

딴따란따따딴~딴딴~

내 책상 왼쪽에 있는 나의 핸드폰에서 울리는 전화벨 소리

OO카드라고 안내 메시지가 뜬다.

평소 같으면 받지 않을 전화지만

얼마 전 핸드폰을 바꾸면서 혜택이 있어 신청한 곳이라 받았다.


역시나 내가 받기 싫은 이유는

혜택이라는 이유로 돈을 쓰게 만드는 설명을 주저리주저리 한다.

내 마음이 들킨 것일까?

상대방은 바쁘시냐는 말과 함께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계속 전한다.

상대의 수고스러움엔 미안하지만

안내라는 이유로 전하는 내용이 나에게는 불편함으로 다가오기에..

나는 전화를 살포시 내려놓는다.


조금 전에 있었던 친절이 지금 내게 없다.


나는 내 책상 위에 지나가는 직원이 올려준 호두과자를 뜯어본다.

지금 내겐 나의 배고픔에 도움이 되는 

이 호두과자가 

지금 내게 가장 큰 친절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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