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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려 Jan 23. 2024

강추위

겨울다운 한파가 몰아치는 아침이다.

눈을 떠 들리는 밖의 바람소리가 윙윙거린다. 그렇게 윙윙거림이 내 귓가에 맴돌고 있다.

겨울은 그렇게 나는 살아있다며 맘껏 자신의 위염을 보이는 듯한 모습니다.

그동안 보았던 온화하던 겨울이는 그렇게 강력한 힘을 뿜어내는 오늘이다.



출근길 차량 계기판에 -7라는 숫자가 보인다.

남쪽지방에서 보기 드만 한파의 숫자. 위쪽지방은 -13이라는 숫자라는 지인들이 연락이 온다.

이렇게 추운 날씨면 생각나는 몇몇의 사람들이 있다.

그중에 한 분은 시엄머니.

나의 시어머니에게 퇴근길에 전화를 해야겠다며 다이어리 투두리스트에 한자를 적어 내려간다.



차로 달려가면 두 시간이면 만날 곳이지만 일 년에 두세 번 정도가 보는 게 다다.

그리고 전화를 하면 레퍼토리가 거의 비슷하다.

식사는 하셨어요?

건강은 어떠세요?

요즘 집에 별일은 없죠?

그리고 대학입시에 재수를 한 조카의 안부를 묻곤 한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이 맞길 바라는 맘을 가져본다.



며칠 전 집으로 커다란 택배박스가 도착을 했다. 뭐지?라고 하며 열어본 택배는 시부모님이 보낸 택배다.

뜯다 말다 급히 나가던 찰나 

나는 전화를 드려야지 하는 머릿속 기억이 사라진채 하루를 넘겼다.

다음날 워크숍 이후 돌아오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전화벨이 울린다.

앗! 뿔! 싸!

시어머니라는 문구를 보며 아차 싶은 마음이 생긴다.

어머니는 택배 안부를 묻고 택배를 받고도 연락이 없던 며느리와 아들에게 서운함을 비춘다.

내가 자식 잘못 키워서 그런 거라며 격양된 목소리를 내시는 어머니와의 통화는

지금 매서운 겨울바람처럼 차가웠다.



며칠이 지난 오늘 

언제 그렇게 추었냐며 다시 돌아올 따사로운 겨울햇살처럼..

따뜻한 언어의 온도를 전해야겠다.

오늘 퇴근길 전화를 드려야겠다. 나는 혹시나 모를 깜빡증을 위해 핸드폰 알람을 맞춰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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