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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려 Feb 29. 2024

소름 끼치는 나날

소름이 끼친다.

오늘이 2월의 마지막 날이란다. 그리고 내일은 삼일절 그리고 황금연휴 금토일

그리고 그다음 날은 나의 사랑하는 아들이 태어난 3월 4일이자 

사랑하는 아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날이다.

와우~!!!


소름이 끼친다.

응애 하던 아이가 태어난 날이 아직도 생생한데

어느새 겨드랑이에 털이 난 아들은 고등학생이 된다.

얼마 전 옷을 갈아입을 때 살짝 보인 겨드랑이 털은 다리에 올라온 털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아 이 녀석이 어른이 되어가는구나

여전히 내겐 외동아들이라 아기 같은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이 한가득한데 말이다.

그렇게 아이는 자라고 커가고 어른으로서의 한걸음 한걸음이 내딛는다.


얼마 전 오프라인 독서모임에서 나보다 10살 정도 많은 선배님의 말이 생각이 난다.

자식을 보면 어떤 느낌이냐는 말에 '미안하다'

나의 대답은 '사랑'이었다.

왜 미안할까? AI가 발달한 세상에서 기술 때문에 사람의 역할이 없어지는 시대를 더욱 살아야 할 아이들이라는 말을 덧붙인다. 그렇다면 나의 아들은 어떻게 될까? 우리 아이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모든 것이 기계가 한다면 사람은 그럼 어떻게 될까?

지금은 그저 냉랭하고 T형인 나의 마음에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사랑해'라고 말하게 움직이는 존재다.

내가 어릴 때는 사랑보다는 내 삶에 들어온 사랑+힘든존재였다면 지금은 그저 사랑이다.

이따금 성적이 나올 때 속상하고 돈투자(?) 한 것에 비해 나오지 않는 결과물로 빵이 칠 때가 있다.

이러려고 내가 돈을 쏟아붓고 있냐는 생각에 말이다.

그런데 나는 엄마고 엄마다. 그저 사랑을 주는 엄마란말이다.


지난밤 과외를 마치고 친구들과 농구를 하고 돌아온 아들은 책상에 앉는다.

공부를 하려 나하고 뿌듯한 미소로 바라보다 역시나 핸드폰을 보고 있다.

엄마의 눈빛을 느꼈을까? 이야기를 꺼내며 나의 시선을 옮기게 만든다.

엄마 내일 아침은 뭐 먹어?

그렇게 늘 엄마에게 숙제를 던져주는 질문은 나의 머리를 또 움직이게 만든다.

주는 데로 먹어라는 말과 함께 나는 낼아침에 또 뭘 하나?

라는 질문의 대답을 위해 머릿속을 움직인다.

내일아침은 아침에 산 식빵으로 샌드위치를 만들어줘야겠다.

냉장고 안에 있는 내용물을 확인하며 아이의 질문에 답을 한다.

그렇게 소름 끼치는 날이 다가오고 그리고 소름 끼치게 세월은 잘 가지만...

건조한 내 마음에 사랑이란 이름으로 소르끼치는 삶을 만들어주는 아들은 지금 내리는 봄비 같다.

내 마음을 촉촉하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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