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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려 Mar 05. 2024

새벽아침 삶의 지혜를 띄우다

새벽 5시 30분, 나는 조용히 일어나 수영복을 꾸린다. 

 밝지 않은 새벽하늘을 바라보며 수영장으로 향한다. 물가에 서면 차가운 공기가 얼굴을 스친다. 수영장 안으로 들어서자 물 냄새가 코를 간질인다. 물속에 들어가면 늘 하는 나의 의식처럼 오늘도 물속을 오르락내리락하며 숨을 가다듬는 의식을 가진다. 

차가운 물이 내 몸에 적시다 보면 어느새 그 차가움이 익숙함으로 젖어든다.

오늘도 잠이 덜 깬 시간에 한 팔을 돌리고 팔과 다리를 규칙적으로 움직이며 물살을 가르기 시작한다. 

한 박자 두 박자, 물소리와 호흡이 리드미컬하게 맞아떨어져 야하지만 오늘은 숨쉬기가 어느 날 보다  더 힘든 날이다.


한 팔을 휘젓고 숨을 내쉬며, 또 다른 팔을 돌리면서 숨을 참는다. 이런 호흡의 반복이 이어진다. 

점점 더 많은 물방울이 얼굴과 몸을 적신다. 땀이 흐르고 숨을 고르게 몰아쉬면서 원기와 활력이 생겨난다. 

비가 올지라도, 바람이 불지라도, 컨디션이 좋지 않더라도 물속에서는 팔다리를 꾸준히 움직여야 한다. 

때로는 팔짓과 발짓이 무척 힘겹게 느껴지는 날도 있다. 오랫동안 헤엄을 쳐도 여전히 지치기만 하고 힘들다.


 '힘들다, 오늘은 너무나도 힘들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메운다. 

오늘은 정말 너무나 힘들 날이다.


그럴 때일수록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천천히 내쉰다. 이 순간의 어려움과 고단함에 집중하기보다는,

새벽 수영 전체가 주는 몸과 마음의 단련 과정에 주목한다. 

힘든 날이 있고, 지쳐서 발걸음이 떨어지는 날도 있다. 하지만 매일 꾸준히 물살을 가르며 하루를 연다. 

이렇게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이겨내다 보면, 어느새 어제의 내가 아닌 더욱 단련되고 성장한 모습을 만나게 된다. 


그렇게 버틴 시간들이 벌써 7년이 지나가지만 여전히 힘든 실력이다.

새벽 수영은 삶의 여정을 배우고 나를 극복하는 하나의 과정이다. 

때로는 지치고 힘겨운 날이 있지만, 그럴 때마다 자신을 다잡고 성취감을 맛본다. 

고요한 수영장 물결 위를 가르며 아침을 여는 이 시간은 나에게 큰 활력과 삶의 교훈을 준다. 

끊임없는 노력과 극복의 연속인 일상 속에서, 우리는 조금씩 더 단련되고 성장해 나간다. 

이것이 바로 새벽 수영의 참맛이며 진정한 가치인 것이다.

오늘아침 한팔한팔 물살을 가른 시간은 오늘의 내가 어제보다 나은 나로 성장한 시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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