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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려 Mar 07. 2024

써 내려가는 마음과 글

흐린 날씨가 계속되는 날들이다.

날씨가 흐린탓인지 축축 쳐지는 기분과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들이 힘이 든다.

등교준비를 하던 아들이 날씨가 흐려서 기분이 처진다는 말...

그리고 일주일이 금방 빠르게 지나간다는 말에 아들이 나이가 들어가는구나라고 느끼는 분주한 아침이다.


오늘은 집에서 챙기는 아들의 생일이다.

신앙이 있고 믿음이 있지만, 아들은 양력보다 음력을 챙기면 좋다는 누군가의 말에..

그 어느 시점부터 음력생일을 집에서 챙기고 있다.

아침을 먹지 않겠다는 아들의 말에... 엄마인 나는 아들에게 무엇이라도 먹이고 싶은 날이라.

유부초밥을 싸서 입에 넣어준다. 


태어나줘서 고마워 사랑하는 아들이라는 말과 함께...

그런데 그것도 잠시다.

나는 참을 인 세 번을 쓰며 마음속에 올라오는 감정들을 다독인다.


고등학생이 된 아들이 미그적 거리는 모습에 참을 인을 한번 쓴다.

지각하기 전 태워달라는 말에 참을 인을 또 한 번 쓴다.

엘리베이터 속에 초등학생들과 함께 등교하는 모습에 참을 인을 또 한 번 쓴다.

세 번의 참을 인을 쓰고 더 참았어야 했지만 

시간개념이 없는 아들의 행동에 나는 맘속의 이야기가 겉으로 흘러나와버린다.

아뿔싸!

오늘 아들 생일인데 말이다.


아이와 함께 성숙되어 가는 나는 여전히 고등학교 수준인 의식과 행동을 하고 있지 않는가.

그래서 사춘기 아들과 사십춘기 엄마의 모습이 이리도 비슷한 것일까?

성인군자가 될 수는 없지만,

성숙된 여인의 모습 속에서 풍겨 나오는 기품이 있는 엄마로 온화하고 따뜻한 그 어느 엄마의 모습 말이다.

나다움이라는 단어 속에 담긴 나다운 엄마의 모습은

내가 없는 어느 누구의 모습을 바라고 있지는 않는가....

이렇게 나는 또 반성과 반성으로 아침을 바라보며 지금 나의 마음을 

한줄한줄 써 내려가는 글들을 바라본다.


이것이 내게는 생각의 시각화 

이것이 내게는 명상, 글명상

이것이 내게는 생각정리 하는 시간

이것이 내게는 글을 쓰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시간

이것이 내게는 작가로서 불릴 수 있는 방향으로 가는 길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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