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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려 Apr 02. 2024

설렘의 계절, 여자의 봄

기분이 설렌다. 누군가를 생각하며 설레는 기분이란 어떤 것인가?

나의 머릿속에 움직이는 도파민들이 나의 기분을 좋게 하는 건 피곤한 가운데 먹는 커피 한 목음과 커피 향같이 내 몸과 마음을 유연하게 그리고 힐링이 되게 만들어주는 기분이다.

넌 T야.

라고 유행하는 그 T인 나란 사람은 나이가 들어 더 T가 되고 내가 보고 싶은 것을 보고 있다.

그렇게 설렘이란 단어는 어느새 저 멀리 저편으로 어딘가에 있나? 없나 할 정도의 단어로 자리 잡고 있는데 말이다.

봄바람 휘날리고 꽃향기가 날리는 시기라서 그런가 나도 여자인가? 오래간만에 맘이 말랑거려진다.

잊었던 단어 '여자'

어릴 땐 그 여자라는 단어가 참 싫었다. 

아빠의 입에서 나오는 너는 '여자'이니까 여자이고  첫째이기에 여상을 가서 빨리 돈을 벌었으면 했던 아빠에게 상처를 받았던 나

여자이기에 간호과를 가라고 했던 아빠의 말이 싫어 공대를 택했던 나


왜 그랬을까?

정확한 이유도 없이 그땐 그 말들이 나의 목을 조르고 나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단어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의 나의 선택과 판단이 달랐더라면 나는 지금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궁금하다.

어느 은행에서 일하는 나의 모습, 아니면 어느 병원에서 일하는 나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지금과는 다른 유니폼을 입고 친절과 봉사의 아이콘으로 일하고 있을 여자다운? 여자스러운 나의 모습을

그런데 나는 지금 이따금 여자이고 싶다.

그만큼 세월이 흘렀고 나는 강하고 나는 여성성을 잃어간다.

그냥 여자이기전에 사람이 되고 어른이 되었고 나는 내가 되어가고 있으니까...

그런데 살랑거리는 봄바람에 코끝이 간질거리듯

오래간만에 살랑거리는 원피스를 입고 걸어보고 싶은 날이다.

햇살이 쨍하니 떠오르는 어느 곳에 누군가와 손을 잡고 벚꽃 앞에서 예쁘게 사진을 찍고 말이다.

주말에 벚꽃 보러 갔다 왔냐는 질문에 차 막히고 안 간다는 말이 먼저 나오는 그 흔한 아줌마모습인 지금에

나의 머릿속은 어느 곳 어느 곳에 꽃무늬 핑크색 시폰원피스를 입고 누군가의 손을 잡고 걷고 있다.

봄바람 살랑거리는 설렘 속 어느 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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