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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을 향한 계단, 나의 시작

by 미려

"너 지금 뭐하는 거야?"
"결재한 지가 언젠데 아직도 결정을 못 하고 있는 거야?"

답답함이 속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아침이다.
이렇게 2025년 1월 8일이 지나간다.


급한 성격의 나와 달리, 세상 느긋한 아들을 보고 있자니 답답함이 묻어난다.

하기야, 나라고 계획적으로 살아온 적이 있었을까?


어릴 적부터 목표 없이, 성적에 맞춰 되는 대로 살아왔다.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나로부터 만들어진 결과일 것이다.
자식이 보기에 존경스러운 엄마는 아니겠지.

이따금 지난 삶을 돌아보며 후회와 아쉬움이 가득할 때가 있다.
2024년을 떠나보낸 지 벌써 8일.
작년의 기억을 되새겨 보니, 아쉬움이 더 크다.


"그렇다면, 2025년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오랜만에 비전보드를 그려본다.
나는 사회적 계획형 인간이다.
연간 일정에 따라 일을 추진해야 하고, 사전에 해야 할 작업들을 계획하는 것이 익숙하다.
그래서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이 나에게는 중요하다.


하얀 빈 종이를 앞에 두고 하나씩 써 내려간다.
지난 한 해 가장 아쉬웠던 건강, 마음, 감정.
즐거웠던 기억은 희미하고, 힘들었던 기억들만 선명하게 남아 있다.

마음도, 몸도 지쳐 있는 상태에서 떠오른 단어.


"건강"과 "평온."

고관절과 발목 통증으로 여전히 병원을 다니면서도, 조심스럽게 몸을 움직여본다.
그리고 오래간만에 계단을 걸어본다.

과거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뛰어올랐던 계단.
하지만 지금은 숨이 턱턱 막힌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땀이 난다.

그런데 신기하다.
힘들다는 느낌도 잠시, 땀을 흘리니 오히려 기분이 좋아진다.


"내가 살아 있음을 느낀다."

나는 비전보드를 만들어본다.

건강, 평온, 성장, 성공, 가족, 절제, 글 + 책.

핸드폰 배경화면에도 저장하고, 나의 2025년 계획을 하나씩 만들어 간다.
이것이 단순한 다짐이 아니라, 진짜 실천이 되기를 바란다.


오늘의 작은 계단 걷기가 내 몸에 열을 내고 땀을 흘리게 했듯이,
2025년의 마지막 날에도 나는 가슴 뜨거운 감동을 느끼고 싶다.

"아쉬움 없는 한 해였노라고, 정말 잘 살아냈다고."

그렇게, 나는 다시 한 걸음을 내디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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