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빨리 움직여라. 핸드폰에 본드가 붙여있는거야?
도대체 화장실에서 뭐하는거니?
지금 시간이 몇시인줄 알아?
지금 몇학년인데 아직도 이러니.....
이따금 아침마다 들리는 집안의 레파토리다.
아침의 시작은 늘 분주하다. 직장인으로서 오랫동안 살아온 시간이지만
나의 삶의 아침은 여전히 소란스럽다.
소란스럽다.
소란스럽다는 표현이 맞는지 모르지만 아니 맞을지 모르지만 그렇게 나의 삶은 소란스럽게 지나가고 있다.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수년의 시간, 아니 십년 그리고 이십년 하고도 +@의 시간이 흘러간다.
그동안의 삶은 바빴다.
아니 지금도 바쁘다.
바쁘다는 것은 무엇일까? 내가 해야할 일과 필요로 하는것이 있다는 것일까?
아니면...쓸떼 없이 바쁘게 일을 만든다는 것일까?
내가 생각하는 나의 삶은 그렇게 흘러 흘러 흘러....흘러 흘러... 흘러 지금에 이르렀다.
새벽 5시 35분 알람소리에 눈을 뜬다. 눈을 한번에 뜨지 못한채 알람을 끄고 조금만더를 생각하며 나는 몸을 움직인다.
오늘은 쉴까? 가지말까? 아니면 갈까? 하는 여전히 나의 맘에 고민되는 생각들이 나의 몸을 지배한다.
시간이 흐른 습관이 붙을 만하지만 아침의 새벽수영은 나의 풀리지 않는 숙제같다.
그렇게 시작하는 아침.
아침의 물살을 허우적 거리며 시작하는 아침은 나의 삶의 모습과 비슷하다.
빨리 빨리 물살을 가르며 움직이는 사람들 속에서 나는 자꾸만 자꾸면 쳐진다.
분명히 같은 속도로 출발했지만, 나의 앞사람과의 거리는 저멀리 멀어져간다.
2008년 같은 시기에 결혼한 사람들이 있다.
지금까지 오랜시간 같이 하는 내삶속의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각자의 출발선이 달랐고 살아가는 모습이 다르다.
같이 출발한 그 해, 그리고 시간이 지난 지금의 모습 우리는 다르다.
나는 출발을 했지만, 남들과 느리고 남들과 늦고 그리고 살아가는 삶의 모습의 단계 중에 가장 낮다.
왜일까?
나는 늘 바쁘게 살아왔고, 나름데로 살아가는 삶 속에서 발버둥치고 있는 나의 모습인데 말이다.
좀더 나아지지 못하는 나의 삶이 이따금 구질구질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구질구질하다.
얼마전 그런말을 누군가에게 했다.
내삶이 이따끔 구질구질한거 같아.
왜일까?
만족하지 못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기에? 아니면 남들과 비교하는 삶을 살아가기에?
물음표와 물음표 속에서 나는 한참을 생각을 했다.
물음표가 있으면 마침표가 있어야 하지만, 나는 여전히 물음표를 그리는 중이다.
좀 더 편안하고 여유 있는 삶을 위해
나는 바쁘게 움직이려 하는데…
왜 나는 나아지지 않을까?
매일 허우적거리는 아침의 수영 실력처럼 말이다.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어쩌면 바쁘게 움직이는 것 자체가
이미 나아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고.
아침의 물살을 가르며 허우적거리는 그 순간,
몸은 조금씩 물에 익숙해지고,
호흡은 어제보다 깊어지고 있다.
그러니 오늘도 나는 허우적거린다.
내일도, 모레도, 아마 그다음 날도.
그러다 보면 언젠가,
조금은 나아져 있을 거라 믿으며.
바쁘게 물음표를 던져본다. 오늘도. 내일도...그리고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