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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려 Jul 13. 2023

내가 죽는다면 나의 추모사에 대한 이야기

어느날 내가 죽었다.

그리고 나의 장례식장에 모인 사람들이 보인다.

가장 슬퍼하고 있는 내 아들.

아들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어릴때부터 감정표현이 과하지 않았던 아들

무심한 아들이 이렇게 너무나 슬퍼하는 모습은

처음이다.


장례식장에 모인 사람들

그들은 나를 어떤사람으로 기억할까?

나는 그사람들에게 어떤 사람이었을까?


죽음이라는 것은 세상과의 끈이 끊어지는 것이다.

세상속에서 나는 어떤 끈으로 연결되어 있었나

그리고 그속에서 나는 어떤 존재였나.


시간에 따라 추모사가 흘러나온다.

추모사는

내가 사랑하고 예뻐한 동생 규정이가 낭독을 한다.

나랑 두살차이 밖에 나지 않는 동생이

저멀리 일본에서 나의 마지막을 보내기 위해

힘든 몸을 이끌고 달려와 줬다.


그녀의 추모사를 들어본다.




추모사


오늘 우리는 안타까운 죽음을 기리기 위해 모였습니다.

그녀는 내가 삶을 살아갈때 많은 위로와 힘을 준

삶의 동반자이나 나에게는 좋은 언니였습니다.


그녀의 어린시절부터의 삶을 다 알수 없지만,

내가 본 그녀는 삶의 기본설정이 '열심히'라는

단어로 채워진 사람이었습니다.


자신의 열심히를 열심히 인줄 모르고 살았던 그녀

그녀는 그렇게 묵묵하게 자신의 삶을

그렇게 열심히 살았습니다.


때론 삶의 무게속에서 슬퍼할때도 힘들때도 있었지만

그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을

이겨내고 그리고 늘 배우는 겸손한 자세로 살았습니다.


이따금 자신이 빛나는 사람임을 모른채

그 가치에 대한 고귀함을 잊은채

살아가는 그녀의 모습이 때론 안타까울때도 많았지만,

늘 그런 '결핍'이라는 부분의 채움이

자신이 성장하는 밑걸음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한 아이의 엄마로서 좋은 부모가 되기위해

그녀의 삶은 다듬어져 갔습니다.

오랜 직장생활을 통해 명예를 얻었지만

자만하지 않고 늘 겸손한 자세였던 멋있는 언니.

나이가들도 꿈꾸는 삶으로 자신의 삶을 만들어간 언니.

그렇게 그녀는 늘 성장하며 나이가들수록 빛을 발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자신의 꿈이 '작가'였던 그녀

그녀의 말과 글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은

많은 사람들 가슴속에서 힘이되는 말들이었습니다.

여기 모인 분들 속에도 미려작가님이라는

그 이름 하나로 뭔가 모를 묵직함이 자리 잡고 있을 듯합니다.


언제나 미소를 잃지 않던 그녀

언제나 열정적이었던 그녀

지금은 이세상에 없지만

그녀의 글속에 남겨 있는 그녀의 이야기와 말들

앞으로도 우리 마음속에 남겨 있을 시간들입니다.


이렇게 마지막 죽음앞에서도

글쓰기를 놓지 않던 그녀는

글이 곧 자신이고 자신의 마음을 가다듬는

내면과의 소통하는 시간이라고 했습니다.


그녀의 바램처럼

자신을 더욱 사랑하며 보듬고 안아주는

우리의 모습으로 살아 있는 삶을 보내길 바래봅니다.


이제 사랑하는 언니의 마지막이 될 이시간

그녀와의 이별을 마주하는 이시간

언젠가 언니가말한 그 하늘나라에서 우리는

다시 만날 시간을 기약해봅니다.


1979년 1월 겨울 어느날 태어난 언니

그동안 너무나 고마웠고 감사했어

그리고 사랑해 언니....

언니가 늘 믿음으로 주님만날날을 기다렸듯이

주님 옆에서 늘 더욱 웃음지으며 편하게 보내길 바래

잘가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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