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행일기#29] 유아학비 시스템 관리하기
안녕하세요, 짱무원입니다. 오늘은 유치원에서 근무하는 동기가 유아학비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들려준 것이 있어서 풀어보려고 합니다.
그동안 유아학비 시스템을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주체가 누가 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교무실과 행정실 간의 입장차가 있었습니다. 교무실 측은 유아학비 카드가 회계와 관련되어 있으니 행정실이 담당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습니다. 행정실 측은 유아와 관련된 시스템이니 교무실이 담당하는 것이 맞다고 팽팽히 맞섰습니다. 이렇게 서로 굽혀지지 않는 입장차 속에서 결국 미묘하게 업무 분장이 갈렸습니다. 학비 카드는 행정실에서 등록하는 대신 유아학비 진급처리와 퇴원처리, 출석체크와 같은 업무는 교무실에서 하기로요. 하지만 결국 누구 하나 유아학비가 본인들의 업무라고 확실하게 단정짓지 않았습니다. 단정 짓는 순간 유아학비와 관련된 모든 공문, 그리고 업무들이 다 넘어올 것이니까요.
하지만 이 일이 실제로 일어난 유치원이 있다고 합니다. 어느 날 수습 직원이 행정실 막내로 들어오게 되었는데, 첫 출근이라 업무를 잘 몰라 헤매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교무실에서 조용히 유아학비 업무를 수습 직원에게 넘겼고, 실장님의 묵인 하에 유아학비 업무가 행정실로 넘어가게 된 것이었습니다. 한번 넘어간 업무는 몇 년 동안 행정실의 업무가 되었고, 그 학교를 시작으로 점차 가까운 학교부터 천천히 유아학비가 행정실 쪽으로 넘어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훗날 신입 공무원들은 왜 우리가 아이들 이름까지 하나하나 입력해야 하느냐, 왜 우리가 반을 다 지정해주고 방과후 업무까지 해야하느냐 불평 불만을 쏟아냈지만 결국 바뀌는 것은 없었다고 합니다. 업무가 넘어오는 것은 한순간이지만 다시 돌려주는 것은 정말 어렵기 때문이지요. 이처럼 유아학비는 지금까지도 풀리지 않는 난제 같은 느낌이라 그 누구도 정확히 답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카드 등록은 행정실에서 하는게 맞지만 나머지 업무는 유아 교육과 관련된 업무이기 때문에 교무실이 담당하는 게 옳다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 실제로 모든 업무를 다 행정실이 떠맡고 있는 학교도 많다고 합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실지 궁금합니다.
저는 2주 가량 휴식 및 글 재정비를 하고 오려 합니다. 그동안 쉴 틈 없이 브런치에 글을 작성해왔는데, 제가 그동안 적은 글들을 다시 한번 읽고 다듬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그럼 모두 좋은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