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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승진 적체가 시작되다

[짱무원 9화] 승진과 현실 그 사이에서

by 짱무원



공무원 생활을 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승진이라는 단어 앞에서 고민하게 됩니다.


저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공무원은 안정적인 직업이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실제로 들어와 보니

승진이 생각보다 쉬운 게 아니었습니다.

조직 안에서의 성장, 내가 맡는 책임의 무게,

그리고 앞으로의 가능성이

모두 승진과 관련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곧 7급 승진을 앞두고 있습니다.

승진은 단순히 직급이 올라가는 것

그 이상의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시보로 들어와 아무 것도 모르던 시절부터

제가 그동안 거쳐온 과정을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9급으로 시작해 8급을 거쳐

여기까지 오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기 때문이죠.


휴직과정도 거쳐가면서 사회생활도 배우고

스스로의 내면이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공무원 사회에서 승진은 시험 점수나

근무 연한만으로 결정되지 않으며

평가과정을 통해 업무 처리 능력, 동료와의 협력,

조직 적응력 등도 종합적으로 반영됩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꾸준히 검열해왔습니다.

내가 지금 업무에 집중하고 있는가,

내가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는가,

상사와 동료에게 예의 바르게 행동하는가.


또한 조직에서는 공식적인 평가 외에

눈에 보이지 않는 평판이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성실함과 신뢰는 기록으로 남지 않지만

결국 주변 사람들의 인식으로 쌓이니까요.

저는 이 점을 간과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맡은 일을 책임감 있게 수행할 뿐만 아니라

엑셀 파일로 매일 해야할 일을 꼼꼼히 정리하고

상사가 말하기 전에 미리 다 끝내놓기,

가장 먼저 출근하고 가장 늦게 퇴근하기 등

의지력을 보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또한 롤모델을 설정하여 이런 사람이

되어야겠다라고 생각하며 일하기도 했는데요,

제가 아는 부장님과 실장님 중에

자기관리가 투철하신 분들이 계십니다.


육아도, 일도, 승진도, 운동과 공부도

모두 놓치지 않고 다 하는 분들이시죠.

저는 이 분들을 마음 속 롤모델로 삼아

아무리 때때로 현타가 오거나 힘이 들어도

그만두지 않고 7급까지는 찍어보겠다라는

소소한 목표를 세워보았습니다.


물론 현실적인 부담도 있습니다.


일단 승진 적체가 있다보니

6급으로 퇴직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5급이라는 것도 달아보려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승진하려면 어디어디는 가야한다더라,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한숨이 나오기도 하죠.

또한 승진하면 업무 강도는 커지고

점점 책임자, 관리자 입장이 되면서 어려워집니다.

주변 사람들의 기대치가 올라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러한 과정이

제 역량을 단단하게 만드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단순한 안정된 일자리로만 본다면

쉽게 지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길을 제 커리어의

중요한 성장 경로로 보고 있으며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면서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경험이 그것을 보여주었고

결국 승진은 운과 노력, 그리고 태도가

다같이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더 나은 내일이 올거라 믿는 것이

제가 하루하루를 버티는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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