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기록
버스가 가다서다 하더니
이번에는 한참 동안을 움직일 생각이 없다.
답답해서 창 밖으로 고개를 돌린 곳에는
해가 저물기 전의 옅은 볕을 쬐는
포플러나무 한 그루가 보였다.
가벼운 잎사귀가 부드럽게 흔들리고
잎에 반사된 빛이 조각조각 나뉘어
나무의 곳곳을 예쁜 색으로 반짝이게 했다.
순간 버스 창문이 아닌
작품을 감상하는 기분이 들어
마음이 한껏 누그러졌다.
근사한 숲 속이 아닌 소음이 가득한 도시에서
매연과 오수를 먹는 가로수지만
좌절하지 않고
자신을 빛내며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