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ONY Aug 21. 2019

어쩌다 엄마

임신일기 #10  12주차


12주차 

– 단축근무 끝입덧 지속(심해짐), 변비 지속, 여전히 속이 답답하고 소화 안돼서 괴로움, 어지러움졸리고 나른함, 피부 트러블, 잠이 늘어서 낮잠을 길게 자도 저녁에 잘 잠.          




2019.03.30.土 12주 0일

2019.03.30  임신 4개월 돌입!

아침에 출근했던 남편은 현장에서 일이 안된다고 해서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점심으로 김치찌개랑 계란말이 해서 맛있게 먹고 집에서 뒹굴거렸다.

밥 먹고 얼마 안돼서 너무 졸려서 딥슬립. 

정말 본능에 충실한 생활이다.

30분 자야지 했는데 1시간을 넘게 잔 것 같다. 남편도 같이 ㅋㅋ

잠에서 깨는 이렇게 하루를 보낼 수 없다고 어디라도 가자고 간 곳이 마트;;

움직이면서 소화시키려고 갔는데 시식 코너가 많아서 다시 배가 불러오고 어지럽기까지 했다.

저녁은 집에 와서 짜파게티 먹었는데 둘이서 2개 끓였는데 다 먹지도 못했다.

남편, 너도 나랑 같이 입덧하니?ㅠ      



2019.03.31.日 12주 1일

오늘도 바람이 많이 불고 공기가 차긴 하지만 날씨가 좋다.

날씨를 만끽하며 밖에 나가고 싶은데 몸도 나른하고 무겁고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라 남편이랑 고민하다가 집에서 쉬기로 했다.

엄마가 오전에 엄청 신선한 쭈꾸미를 주셔서 남편이 쭈꾸미 볶음을 해줬다.

점심으로 맛있게 먹고 또 낮잠을 잤다. 45분이나!

임신 전에는 낮잠을 오래 자면 저녁에 잘 못 자서 참거나 정말 짧게 잤었는데 요즘은 이러나저러나 저녁에 너무 잘잔다. 자고 자도 또 자도 꿀잠!!ㅋㅋ

며칠 전에 엄마한테 시래기가 먹고 싶다고 했더니 인터넷으로 한 상자를 사주셔서;; 

오후에는 그거 소분하고 삶고 다듬는 작업을 했다.

속은 여전히 답답하고 안 좋다. 

근데 저녁으로 도미노에서 피자를 시켰다.

컨디션 좋았을 때 둘이서 씬피자 라지 사이즈 다 먹을 때도 있었는데 난 한 조각 하고 끝. 남편도 3조각 먹고 끝. 

아무래도 같이 입덧하는 게 맞는 것 같다 ㅋㅋ 돌아와 내 소화력...ㅠㅠ          



2019.04.01.月 12주 2일

지난주 단추 근무가 끝나고 오늘부터 정상근무다.

아직도 나른하고 시도 때도 없이 졸리고 힘들다. 

그나마 마감이라 바빠서 최대한 집중해서 일하는 게 이 정도의 컨디션인데 

다시 월루가 되면 졸음과의 싸움이 격해질 것 같다. 

점심 먹고 바로 속이 답답하고 불편해지기 시작ㅠ

오늘 숨도 안 쉬고 일을 다 마무리 지으니까 3시 26분... 

한 달 조금 넘는 기간 동안 내 몸이 퇴근 시간을 기억하고 있나 보다ㅋㅋ

2시간이나 더 남았네 ㅠㅠ 빨리 적응되길 ㅠ

신나게 퇴근을 하고 집에 왔는데 너무 힘들어서 소파에 누워있었다. 자려고 한건 아닌데 또 1시간을 잤다.

체력 하나만큼은 누구보다 자신 있었던 나인데 요즘은 잠을 안자면 버티지를 못한다.

그 사이에 남편은 꼬막 비빔밥과 굴튀김을 만들어서 대령해줬고 후식으로 오렌지도 먹었다.

굴튀김 하다가 기름을 쏟는 바람에 남편은 무릎 쪽에 살짝 화상을 입고 부엌 바닥도 난리가 났다는데 나는 그것도 모르고 잤다;

요즘 미안한 일 투성이다ㅠㅠ

남편도 일하고 와서 엄청 피곤할텐데 나 배려한다고 부엌에 오지 말고 맨날 쉬라고만한다.

내일부터는 집안일 좀 많이 해야겠다. 적응하면 몸도 괜찮아지겠지!          



2019.04.02.火 12주 3일

오늘은 컨디션이 좋다. 속 답답한게 덜하니까 이렇게 몸도 가볍고 기분이 좋다.

입덧 때문에 미각을 잃었는지 맛이 이상하게 느껴진다.

퇴근길에 장 봐서 그렇게 먹고 싶었던 시래기 된장찌개를 끓였는데 왜 이렇게 느끼하고 맛이 없던지ㅠ

남편은 맛있다고 잘 먹는데 나는 솔직히 맛에 너무 실망했다. 

속이 그냥 느끼하다. 

식도부터 내 위장 모두가 느끼한 느낌. 

입 안에 기름을 한가득 물고 있다가 삼킨 느낌. 우웩.

이 느낌이 싫어서 양치를 했는데도 똑같다. 



2019.04.03.水 12주 4일

입덧이 약해지는 것 같다.

속이 답답한 것도 좀 나아진 것 같고? 

입과 속이 느글거리는 것만 잘 참으면 될 것 같은데 그 때문인지 자극적인 맛이 아니면 별 맛을 못 느끼겠다.

오늘은 회식이 있는 날. 

신입사원도 있고 승진자를 위한 자리이기도 해서 빠질 수는 없었다.

다행히 컨디션이 괜찮아서 2차까지 참여할 수 있었다.

1차 때 음식이 맛없었던 것 말고는 분위기도 좋았고 또 소장님이 유부인 사람들에게는 화덕피자 포장해서 가라며 한판씩 쏘셨다ㅋㅋ 간만에 다들 흥겨운 회식 자리였음!!ㅎㅎ          



2019.04.04.木 12주 5일

그저께부터는 속도 덜 답답하고 컨디션이 좋다.

약간 울렁거리고 느끼한 느낌은 약하게 남아있지만 이게 어디냐ㅠ

그래서 저녁에는 임신 전의 컨디션처럼 감자탕을 흡입하고 숨쉬기 힘들 정도로 먹었는데 

속이 답답해서 괴로운 그 느낌이 하나도 없었다. 대신에 오후에 두통이 자꾸 생긴다. 

이것도 입덧 중에 하나인 것 같은데 심해지지 않길 바란다ㅠ        

저녁 든든하게 먹고 스터디에 다녀왔다. 


  

2019.04.05.金 12주 6일

그럭저럭 컨디션이 좋은 날.

졸리고 나른하고 약간 어지러운 것만 빼면 ㅎㅎ

남편은 일 마치고 장비 옮기고 저녁 먹고 온다고 해서 퇴근길에 싸이버거 사와서 맛있게 냠냠했다.

스페인 하숙이랑 나 혼자 산다 보면서 뒹굴뒹굴해야지 ㅋㅋ





     

작가의 이전글 어쩌다 엄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