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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곤잘레스 파파 Feb 20. 2022

[6] 리틀 포레스트 - 가평 잣향기

내게 면역력이 필요해!

내 삶에 오랜 로망이 하나 있다.

포레스트 검프처럼

인적 드문 전원에 예쁜 내 집 하나 갖고,

과일나무를 심고, 정원을 가꾸는 삶!


육체적인 노동이 많이 필요하겠지만

그렇게 흘린 값진 땀마저

건강해질 수 있는 자연인의 삶은

얼마나 충만할까?


도시 생활을 포기하고, 귀농을 선택한

많은 유튜버들 얘기를 들어보면

물론 현실적인 난제가 많기는 하다.

도시 생활의 북적함과 다이내믹함이

전혀 없는 적막함을 견뎌낼 수 있을까.

일단, 가장 큰 난제 중 하나다.


에라 모르겠다. 숲이나 가자!!!


가평 잣향기 푸른숲


가평 축령산 자락에

수령 80년 이상된 잣나무들이 즐비하고

아이들도 충분히 걷기에 좋은 데크가 잘 된

휴양림이 있다.


바로 <가평 잣향기 푸른숲>이다.


유모차를 끌고 들어가도 무방할 정도로

데크가 아주 잘 돼 있고,

숲 한가운데 평상이 놓여 있어

잠시라도 누워서 나무를 바라보면

마치 숲의 정령이 된 기분이다.


코로나19로 사람이 없는 곳들을

많이 찾게 된다.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에서

"경기도 아이와 함께 갈만한 곳"을

검색하고 추천받아 가보면

이미 유명세를 타는 곳이라

주말이면 발 디딜 곳이 없을 정도다.


그래서 품이 들더라도,

나만의 비법 중 하나는

일단 나갈 목적지가 정해지면

인근의 지도를 먼저 훑는다.


숲에 가고 싶으면 산을 위주로,

물이 보고 싶으면 섬을 위주로 찾는다.


그렇게 아직은 알려지지 않은

사람 없고, 쉬기 좋고, 전망 좋은 곳들을
코로나 시국에 꽤 많이 다녔다.




가평 양떼목장


가평 양떼목장이라는 인스타 핫플이 있다.

요즘은 이렇게 양이나 말들을 방목하고 카페를 만들어

관광농원 상품을 많이 만들곤 하는데

먹이주기를 유독 좋아하는 아이들 덕에

주말이면 이런 곳들은 대개 인산인해를 이룬다.


오래 머물 게 아니라면

커피 한 잔 마실 겸,

양 떼 구경도 하고 먹이도 주고

간단한 체험을 하기엔 괜찮은 구성이다.


팁을 하나 드리면, 이런 곳은

오픈과 동시에 일찍 오는 게 좋다.

점심시간이 지나면, 일단

카페에 앉을자리가 없다.


한산한 오전 시간, 가평 양떼목장


위 사진처럼 오전이라 한산했다.

이른 아침을 먹고 나와서 망정이지

12시가 지나자 주말을 나러 온 손님들이

몰려들기 시작했고,

이때만 해도 코로나가 무서워

부랴부랴 짐 싸서 도망치듯 나왔던 기억이다.


인근 휴양림도 있지만,

굳이 잣향기푸른숲까지 찾아간 건.

1) 인적이 별로 없는 곳

2) 아이들이 걷거나, 유모차 끌기 좋은 곳

두 가지 조건식으로 검색을 하다 보니

수렴되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피톤치드 뿜뿜


아이들은 제주살이 덕에

숲과 벌레에 대한 거부감을 없앴다.

일단, 숲이란 자연적 특성상

벌레 포비아가 있다면 들어가기 어려울 수도.

첫째의 벌레 포비아 극복은

제주의 곶자왈이 큰 역할을 해줬다.

(서귀포 환상곡에 줄줄이 기록해놨음 ^^)


가평 잣향기 푸른숲은

축령산 중턱 해발 500m 정도 되는 곳에

위치해 있어 차를 타고 한참 올라야 한다.

국내 최대의 수령 80년 이상 잣나무림 규모라

걷는 길마다 실컷 잣나무 구경을 할 수도 있다.

물론 잣은 안 떨어졌지만 ㅎㅎㅎ


특히 이곳은 약간 치유의 숲 성격을 갖고 있어

휠체어나 유모차가 쉽게 다닐 수 있도록

숲길에 데크가 잘 되어 있었다.


온몸에 피톤치드를 잔뜩 받고 나면

우리 몸의 면역력이 상당히 좋아진

플래시보 효과를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대상포진을 앓고 있는 지금 내게

가장 절실하게 찾고 싶은 곳 중 하나다.




숲은 늘 옳다.

숲의 색은 우리 눈을 가장

편안하게 해주는 쉼표가 된다.

숲의 냄새는 우리 폐 속

나쁜 공기를 정화시켜주는 치료제다.


그래서, 아직도 자연인의 꿈을 버리지 못한다.

더 나이 들기 전에 전원생활로 돌아가는 꿈.

아내와 아이들이 허락해줄지는

미지수다!



"아빠랑 딸이랑" (리틀 포레스트 길)

서울 → 가평 양떼목장(★★★)

→ 가평 잣향기 푸른숲 →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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