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의 40대가 어린이였던 1970~80년대, 아버지가 명동영양센터의 전기구이 통닭이나 최초의 치킨 프랜차이즈인 림스치킨을 사들고 퇴근할 정도였다면, 그 아버지는 명동 일대로 출퇴근을 하는 사무직 종사자였을 확률이 높다. 당시 고급 후라이드치킨이었던 '림스치킨'이 명동 신세계백화점에 처음 등장한 때는 1977년. 당시 고용노동 통계를 보면 제조업 노동자 임금이 87,000원이다. 이를 근거로 추산하면 일일평균임금이 3,400원 종도가 된다. 그런데 당시 림스치킨이나 영양센터 통닭이 2,500~3,000원 정도였으니, 치킨은 하루 일당과 맞먹는 비싼 음식이었다. <대한민국 치킨전, 정은정>
▶ 1988년의 제조업 노동자 월평균 임금은 32만 원 정도. 이때 일일평균임금은 12,000원 수준이었고, 당시 림스치킨 값은 5,000원 정도였으니 제조업 노동자가 하루 종일 일하면 림스치킨 두 마리 값을 번 셈이다. 10여 년 전, 하루 종일 일해서 치킨 한 마리 정도를 벌었다면 이제 두 마리 반 정도의 소득 개선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도시 노동자에게 치킨 한 마리는 고급음식이었고, 밀리지 않고 제 날짜에 월급이 나오는 든든한 가부장 아버지만이 전유하는 풍경이었던 것이다. <대한민국 치킨전, 정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