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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정환 Nov 05. 2022

어딜가나 똑같다

월간퇴사

각기 다른 업종의 퇴사경험자들 혹은 퇴사희망자들은 어떤 이유로 퇴사를 하고 싶었고 또 하고 싶은지 ‘퇴사 썰’을 실컷 들어본 느낌인데, 사람들은 [내 기준으로]생각보다 별 거 아닌 이유로 퇴사하기도 하고 반대로 퇴사해도 될 것 같은 충분한 이유가 있음에도 오랫동안 퇴사를 못하고 있기도 한 느낌이다. 그런데 퇴사경험자들 사이에 보이는 공통점처럼 느껴진 부분은 처음 퇴사를 하게 되면 두 번째 세 번째 퇴사는 첫 퇴사보다는 훨씬 쉽게 하는 것 같다는 점이었다.


‘그렇게 된 이유는 무얼까?’라는 생각을 해보면, 어떤 점에 있어서 힘들어 퇴사를 하고 다른 곳으로 이직했을 때, 이전에 힘들어서 퇴사했던 이유는 [운이 좋으면]없어지거나 개선될 수 있겠지만 지금은 힘들지 않았던 다른 부분에서 새롭게 힘들어 질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 인 듯하다. 그렇기에 내가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너무 힘든 점이 있다면 우선 최대한 지금의 회사 안에서 그 힘든 점을 개선해 나가려는 노력을 해본 뒤, 그 피드백에 따라서 퇴사 혹은 이직을 고려해도 될 것 같다. 


퇴사경험자들이 가장 중요시 여기는 가치는 다양했지만, 하나같이 말하는 건 ‘사람’에 대한 이야기였던 것 같다. 나도 지금 좋은 사수가 계속 있기 때문에 중간 중간 퇴사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도 아직은 견딜 수 있는 것 같다. 


내가 처음 ‘퇴사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는 내가 힘들어 하는 부분에 있어서 ‘개선될 희망이 전혀 없다’라는 생각이 든 일이 있었을 때였는데, 책속의 퇴사경험자들이 했던 행동들을 보면 나는 뭔가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생각보다 소극적인 것 같다는 생각도 좀 든다.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소심하게 행동하고 그 피드백을 듣고 혼자 생각하고 판단해 버리는 내 찐같은 성격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근데 내가 찐인 걸 어쩔티비] 


‘생각보다 퇴사하는 사람들이 많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고 누군가를 만나면 헤어지기도 하고 요즘같이 계절이 자연스럽게 변하는 것처럼, 퇴사라는 것도 그냥 인생을 살다보면 찾아올 수 있는, 지나갈 수 있는 생각보다 별 거 아닌 것이라는 생각이 [머리로는]이해가 됐다는 점에서 충분히 가치가 있었다.




퇴사를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내가 늘 하는 말이 있다. "퇴사에 좋은 타이밍은 없다." 좋은 타이밍은 "이번 프로젝트가 끝나면"도 아니고 "내 후임이 뽑힌 다음"도 아니다. 


그렇게 이 회사의 평균 퇴근시간을 알았을 때 빨리 퇴사했어야했다.


세번째 사표는 희망이 없었기 때문이다.


동기가 없어서 외롭다.


입사1~3년차 사원이나 대리급만 올 것이라는 예상을 꺠고 부장님이 나타나다니... 그분의 등장만으로도 놀라웠는데, 파티에 온 사유가 더 멋졌다.


"내가 이끄는 팀의 조직원들이 최근 퇴사를 많이 해서 고민입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퇴사하는 이유도 궁금했지만, 회사에 남아 있는 팀원들에게 어떻게 동기부여를 해줄 수 있을지 힌트를 얻고 싶어서 찾아왔어요."


따라서 내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사람이었다.


퇴사는 자신들의 생각보다 더 무력한 카드가 될 수 있다. 잘 사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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