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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카페 한 번에

① 그럴듯하게 포장된 일상

by 구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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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왓, 주말이라 그런가. 사람 많다~”


서울 어느 골목길에 숨어있는 한 카페.


“류나야, 이거 먹을래?”


그녀의 고등학교 절친 왕우아가 가리키는 건 유리 진열대 안에 있는 갈색 바가지 모양에 바닐라 타르트였다. 크기는 나의 손바닥보다 작은데 가격은 작지 않다. 하나에 1만 원이다.


“이게 뭐야? 과자에 생크림 부은 건가?”

“여기 시그니처래.”


시그니처라니 안 먹을 수가 없다.

이건 그녀가 수많은 카페 중 굳이 이곳에 온 이유기도 하다. 메뉴명 옆에는 서울시가 선정한 디저트 TOP10 스티커가 반짝인다.


“류나야, 망고 케이크도 먹자. 여기 거 맛있데.”

“좋지~”


디저트 선택 후 자연스레 메뉴판 왼쪽 윗부분에 시선을 고정한다. 가장 싼 메뉴가 적혀있는 곳이다. 보통 나는 그쪽에 있는 것만 마신다. 하지만 오늘은 오른쪽도 살펴본다. 굳이 여기까지 와서 싼 걸 마시는 건 왠지 현명하지 못한 선택 같다.


“난 시그니처 커피 마셔야겠다. 우아 너는?”

“나도.”


두 사람은 메뉴판 중간에 별표 쳐져있는 걸 고른다.


“주문 도와드리겠습니다.”

“시그니처 2잔, 디저트 2개요.”

“네. 시그니처는 아래 원두 4가지 중 하나 선택해 주세요.”

“저는 리치요.”

“원두 선택이요? 자, 잠깐만요.;”


다급히 아래 있는 작은 유리병을 확인하는 류나.

원두 가루가 든 병에는 디카페인, 리치, 그린애플파이, 버번이라고 쓰인 종이가 붙어있다.


색깔이 다른가? 아니면 굵기?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리고 그린애플파이라는 원두는... 초록색 사과 파이 맛이라는 거야 뭐야? 커피에서 이런 맛이 나도 되나??


병마다 조그마한 글씨로 설명이 적혀있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직원에게 자세히 묻고 싶다. 하지만 뒤에 줄이 꽤 길다.


“저는 디카페인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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