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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운동은 한 달에 얼마나...

① 그럴듯하게 포장된 일상

by 구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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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나에게 운동을 좋아하냐고 묻는다면, 나는 눈을 깜박하기도 전에 이렇게 답할 것이다.


“웁스! 너무 싫어요. 바퀴벌레만큼이나.”


할 수만 있다면 평생 숨쉬기 운동만 하며 살고 싶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나에게도 밤 11시 넘어서 자기만 해도 다음 날 겔겔거리는 때가 오고야 말았다. 요즘은 계단 오를 때도 어이구 하는 소리가 절로 난다. 공짜로 받아 쓰던 체력이 30대가 되면서 유료화되었다.


- 류나님, 혹시 수업 그대로 연장하실 예정이신가요? 그 시간 대에 들어오고 싶다는 회원분들이 계셔서요. 먼저 여쭤보아요~ ^^


회사 사무실, 점심시간 끝나기 10분 전.

필라테스 강사에게 온 문자 하나. 류나는 3달 전부터 집 근처에서 회원 4명 소수 정예 수업을 받고 있다. 마음 같아서는 1:1 수업받고 싶지만, 그건 99만 원이고 2:1 수업은 55만 원이라.


류나가 받는 수업은 일주일에 2번, 한 달에 44만 원. 3달 치 미리 끊으면 20% 보다 조금 더 할인해 준다고 해서 할부로 긁었다. 딱 100만 원에. 6명 그룹 수업은 더 싸지만, 기왕 하는 거 강사에게 더 세심한 자세 교정과 피드백을 받고 싶다. 그러려면 역시 소수 정예가 답이다.


‘한 달만 쉬웠다 할까?’


하지만 100만 원을 또 긁을 생각 하니 부담된다.

나는 답장을 망설이며 며칠 전 주문한 비타민B와 맥주 효모를 챙겨 먹는다. 작은 알로 된 맥주 효모는 맛이 영 씁쓸하다.


‘괜히 3달 치 샀나? 요플레에 섞어 먹든가 해야지, 도저히 그냥 못 먹겠네.’


영양제도 골고루 먹는데 운동까지 해야 하나 싶다. 하지만 아쉽게도 근육은 먹는 거로 안 된다. 무조건 몸을 움직여야 한다. 먹기만 해도 근육 생기는 약 만들면 진짜 대박 날 텐데 왜 아직 그건 개발이 안 됐는지 모르겠다.


‘동네 헬스장 1달에 3만 원짜리 가봐?’


좀 더 가격 부담이 적은 걸 떠올려본다. 하지만 헬스장은 2년 전 4달치 한꺼번에 결제하고 한 달도 안 갔다.


‘수영이 그렇게 좋다던데. 재미도 있고. 팔뚝살 한 번 제대로 흔들어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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