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장인 어르신이 소천하셨다는 메시지
아내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 하네요.
울고 싶어도, 믿기지 않으니 눈물이 나오지 않는다 하네요.
이민자의 서러움,
장례식에 가고 싶어도
당장 떠날 비행기가 없다 하네요.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서러움
장례를 돕고 싶어도 돕지 못하는 죄책감
결국 불효자라서 웁니다.
할 수 있는 것은 쏟아지는 눈물을 참고
할 수 있는 것은 아픈 가슴 움켜쥐고
두 손 모아 기도하는 것뿐이네요.
아버님, 이제 평안히 잠드소서.
71세 아직도 젊은 나이에 찾아온 불행, 췌장암
평생을 자녀들 뒷바라지 위해 고생하며 사셨고,
이제야 남은 인생 즐겨보겠다 하셨는데,
제대로 즐겨보지도 못하고,
제대로 누려보지도 못하고,
2년간의 투병 생활,
몸도 마음도 망가져, 제대로 걷지도 못하셨죠.
주말이면 산에 올라
흥겹게 울려 퍼지는 트롯도 듣고
알록달록 피어난 꽃보며
행복해하셨는데
제대로 누려보지 못하시고
고작 1평 남짓
병원 침대에 갇혀 계셨네요.
아버님, 이제 평안히 잠드소서
더 이상 눈물도,
더 이상 아픔도 없이,
이제 훨훨 나는 나비가 되어
산도 가고, 들도 가고,
알록달록 꽃들과 함께
행복한 나날 보내소서.
사랑하는 딸 부여잡고
빌털털이 자수성가하여
딸 셋 시집보내
더 이상 후회 없다 하셨듯이
이 세상 미련 없이
남겨진 가족 걱정 없이
그저 본인 위해
마음껏 즐기시며
다시 만날 그날까지
웃으시며 사소서.
천국 소망 부여잡고 살기에
죽음이란 그저 잠시 잠깐 이별임을 알기에,
눈물이 아닌 감사로 떠나보내리다.
장인어른, 평안히 잠드소서.
아픈 중에도 간호사 붙들고
사위 자랑하시기 바쁘시던 아버님,
제대로 그 사랑 보답조차 못했는데
이렇게 기도로나마
아버님의 평안을 비는 못난 사위
용서하며 잠드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