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해한 엄마

도파민에 절여진 아들

by 구독함

"그건 좀 아니지 않아?"


방송 6회 만에 의견 충돌이 일어났다. 방송을 앞두고 SNS에 화려한 장면만 업로드한 걸 남을 보여주기 위한 가짜의 삶이냐고 물었다. 엄마는 SNS도 자기만족으로 하는 것이고, 남보다는 자신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엄마는 의견이 다른 걸 방송에 내지 말란식으로 말했지만, 방송각이라고 생각하고 그대로 가자고 했다.


조회수 압박


베스트셀러 구입은 특단의 대책이었다. 인기 소설 <혼모노>로 하면 구독자와 조회수가 늘지 않을까. 조회수에 큰 욕심은 없지만 최근 조회수가 하향곡선을 그리다 보니 신경을 안쓸수가 없었다.


마침 가족이 가평으로 여행을 다녀오며 영상을 촬영했다. 여행 영상을 간단하게 편집해 <모자란독후감> 배경 영상으로 사용했다. 영상미를 담아내면 지인들에게 홍보하기도 좋고, 방송을 끝까지 보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있었다. 짧은 1박 2일 동안 고기 구워 먹고 수영하고 계곡을 간 게 다였다. 그런지 영상의 다양함이 조금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내가 할 수 있는 홍보는 가까운 지인에게 알려주거나 나의 SNS에 올리는 게 전부다. 책리뷰 팟캐스트이다 보니 지인들에게 홍보를 매번 하진 않는다. 이번처럼 영상이 나올 때만 링크를 보내줬다. 내 주위 지인들은 책 내용보다는 영상이 나오는 걸 관심을 가진다. 이전에 홍보했을 땐 별 반응이 없던 형도 "고양이와 시냇물이 좋다"라는 답을 주기도 했다. 또 다른 친구는 "수영모와 래시가드 입은 거 XX 싶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내가 즐겨보는 축구해설위원 겸 유튜버의 공식 팬카페에 슬쩍 홍보를 하기도 했다. 연극 <불편한 편의점>을 보러 갔을 때 유튜버 굿즈를 입고 갔다는 내용이었다. 유튜버 아내가 장문의 댓글로 달아주기도 해 기분이 정말 좋았다. 친구들에게 이 소식을 말해주니 "성덕이네" "대박이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며 모두 신기해했다.


도파민보다 세로토닌


이번 방송에서 정한 주제 중에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연예인이 범죄에 저지르거나 논란이 생겼을 경우 계속 좋아할 수 있을까?"라는 게 있었다. 방송 전 엄마는 좋아하는 연예인 서너 명을 말하면서 언제부터 좋아했고 왜 좋아하는지 계속 말했다. 나는 그게 궁금한 게 아니고 범죄자에 뉴스에 나와도 계속 좋아할 수 있냐고 물었다. 엄마는 "그렇다"라고 답하면서 방송에서 연예인 이야기는 하지 말자고 제안했다.


연예인 욕을 한 것도 아니고 상상으로 시나리오를 써보는 건데 왜 연예인 얘기를 하지 말자는 건지 이해가 안 됐다. 엄마는 부정적인 얘기에 연예인 실명을 이야기하다 보면, 그 연예인인이 기분 나쁠 수 있을 수 있다고 직접적으로 언급은 피하자고 했다. 지금 하는 방송이 조회수 100회 언저리에 아주 작은 방송이지만 엄마 말대로 우연한 기회에 해당 연예인이 알게 된다면 충분히 기분 나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의 방송 욕심보다 엄마의 배려심이 더 중요했다.


그리고 추천사에 관한 주제를 정했다. "엄마가 책을 낸다고 가정했을 때 누구에게 추천사를 받고 싶은지와 얼마까지 돈을 낼 수 있는지" 물어봤다. 사실 내가 보는 유튜브 콘텐츠에서는 돈 얘기가 꽤 많이 나온다. 예를 들면 20억 생기고 군대 다시 갈 수 있을까? 혹은 우리나라 월드컵 우승하기 vs 100만 원 받기 이런 밸런스게임은 흔하다. 엄마는 "돈 얘기는 굳이 하지 말자"라며 선을 그었다. 내가 너무 자극적인 방송에 절여져 있다는 것을 느끼며 이번에도 엄마의 의견을 수용했다.


또 방송을 앞두고 엄마와 나는 의견대립이 나타났다. SNS에 화려한 삶을 올리는 거에 대해 남을 위한 것인지, 본인 만족인지 의견이 갈렸다. 서로의 의견에 반박하다가 엄마는 방송에는 말하지 말자고 했다. 나는 엄마에게 "방금 말한 거 똑같이 말하면 되고 방송각이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말고 우리 생각대로 그대로 말하자"라고 했다. 엄마는 아들과 의견대립하는 것에 피로감을 느끼는 데다가 방송에 내보내는 건 더 창피함을 느낀 거 같다.


귀여운 실수


방송 6회를 하다 보니 나도 그렇고 엄마도 습관이 계속 나온다. 나 같은 경우는 "이제"라는 말을 정말 많이 쓴다. 오죽하면 친구가 "'이제' 엄청 좋아하시네요" 라면서 놀렸고 또 다른 친구는 "이제, 그, 뭐를 많이 쓰시네요"라면서 지적했다. '이제'라는 말을 왜 이렇게 많이 쓰는 걸까. 줄이려고 해도 잘 안 줄여진다.


엄마는 '다르다'라는 말을 자꾸 '틀리다'라고 표현한다. 이번 방송에서도 "틀리다"라고 말하는 부분을 죄다 자막으로 '다르다'라고 고쳤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 틀려" 등 평상시에도 계속 "틀리다"라고 표현한다. 밥 먹을 때마다 엄마한테 지적을 하곤 했는데 엄마가 다음 방송에서는 '다르게' 표현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다.


이번 방송 녹음을 하면서 엄마는 귀여운 실수 몇 가지를 했다. 연예인 이름을 언급하는 데 있어 박정수의 성을 헷갈려했다. 박정수? 김정수? 라면서 성을 정확히 기억을 못 했다. 나는 별세한 줄 알고 착각까지 하기도 했다. (박정수 배우님 정말 죄송합니다. 우연히 본 가짜뉴스를 본 거 같습니다.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이 부분도 엄마의 매력이니 앞으로 이런 비슷한 상황이면 내가 그때 핸드폰으로 좀 더 검색해서 찾아봐서 확인시켜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실수까지는 아니지만 배우 박은빈의 이름 대신 "우영우"라고 말했다. 나도 재밌게 본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였기에 박은빈을 알고 있었다. 혜리에게 성덕선, 안재홍에게 정팔이라고 말해도 충분히 통용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엄마는 <자몽살구클럽>을 "자몽"이라고 줄여서 말하기도 했다. 방송 애청자들이 엄마의 실수를 귀엽게 봐줬으면 한다.


https://youtu.be/7rKvrG-AXyA?si=mg7odz1K_TrbGTmb


6 혼모노 : 팟빵


9줄리뷰 https://m.blog.naver.com/9dokham/223969456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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