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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토v Aug 15. 2019

언택트 시대의 교육 변화와 문제점

교육이 아닌 '학습'이 중요한 시대


코로나 이후 언택트 시대의 교육 방식 변화

 교육 패러다임은 기술 발전에 따라 교육자 중심에서 학습자 중심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세상은 더 이상 '누가 가르치는지', '무엇을 가르칠지'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다. 누구나 가르칠 수 있고 무엇이든 배울 수 있다.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내용을 배울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하지만 동시에 아무도 교육의 책임을 지지 않는다. 학습자가 알아서 콘텐츠를 찾고, 자기 자신을 통제하여, 평생을 학습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사회다. 이런 사회의 문제는 무엇이고 앞으로 어떻게 변하게 될까?





이 사회의 미래는 어디에 달렸는가?


 많은 사람들이 그 답을 '교육'에서 찾는다. 예로부터 백년지대계라 하여 교육은 더 나은 사회로 발전하기 위한 기초이자 핵심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과장을 보태어 앞으로는 '교육'이라는 말 자체가 없어질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교육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일면 이러한 변화는 지금까지의 교육 문제들을 해결하는 혁신이기도 하면서, 새로운 국면의 문제들과 맞닥뜨리는 일이기도 하다. 교육 패러다임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


교육은 사라지고 학습만 남는다.


 지금까지 교육은 항상 교육자, 즉 가르치는 사람 중심이었다. 지식/정보에 접근할 수 있고 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이 늘 소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전의 교육 문제들도 대부분 교수자들과 관련된 것들이 많았다. 예를 들면 이런 문제들이다.


"누가/누구를 가르칠 것인가"   - 교육 소외 계층 문제   

 물리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학교에 가기 힘든 학생들이 교육에서 소외되는 불평등 문제가 발생한다. 학교에 가야만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이기도 하고, 소위 말하는 명문 학교의 자리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불평등 문제까지 발생하는 것이다.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 일방향적 주입식 교육  

 정답 맞히기를 위한 단순 암기 중심의 주입식 교육은 늘 문제로 꼽힌다. 주입식 교육의 뿌리에는 대학 서열화로 인한 입시 경쟁이 자리 잡고 있는데, 위와 마찬가지로 명문대 자리는 한정되어 있으니 1점이라도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정답 맞히기 교육이 되고 마는 것이다.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 사회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교과 과정

 사회는 기술적으로나 사회문화적으로나 빠르게 변하고 있다. 하지만 코딩이나 인공지능 등 기술적 발전에 대한 교과 과정이 공신력을 갖고 교과 과정으로 편성되어 교육이 이루어지기까지는 많은 절차와 시간이 소요된다. 혹은 젠더 이슈나 문화 다양성에 대한 빠른 변화들도 교육 내용에 추가되기까지 많은 논의와 검토의 노력들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교육 방식으로는 사회 변화를 제대로 담아내기 힘들다.


 이러한 교육 문제들은 모두 가르치는 사람 중심이다. 누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에 대한 문제들이다. 이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소수만이 교육을 담당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일어날 수밖에 없는 문제들이었다. 그래서 교육 문제의 중심에는 항상 공교육이나 대학 교육이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교수자 중심의 패러다임은 에듀 테크라고 하는 기술 변화에 따라 학습자 중심으로 변하는 중이다. 그 핵심은 소수만이 담당할 수 있었던 교육을 누구나 다양한 채널을 통해 얼마든지 교육할 수 있게 되면서, 문제의 본질이 교육자가 아니라 학습자에게로 이전됨에 있다.


 이러한 변화가 어떤 식으로 발전해왔는지 다양한 솔루션들, 에듀 테크 스타트업들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1. 누구나 들을 수 있는 온라인 교육

(칸 아카데미, 미네르바 스쿨, 에누마 등)

에누마 홈페이지 화면

 교육을 받고 싶어도 받을 수 없는 아이들이 많다. 이를 테면 도서산간 지역의 아이들이나 생계를 위해 일을 해야 하는 아이들, 혹은 법적/문화적 이유로 학교에 갈 수 없는 아이들, 일반 학교에 적응하기 어려운 아이들 등등 수도 없이 많다. 이러한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못하기 때문에 공부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다. 마찬가지로 나이가 많아 학교를 다닐 수 없거나 배움의 기회가 없는 어른들도 많다.


 지금까지의 교육 소외 문제는 학교 이외에는 배울 수 있는 곳이 없기 때문에 발생했다. 이런 교육의 접근성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 게 칸 아카데미나 미네르바 스쿨, 에누마 등이다. 공통적으로 웹이나 앱 서비스를 통해 학교라는 공간에 가지 않더라도 학습할 수 있게 만든 솔루션들이다. 이들 서비스를 이용하면 언제 어디서든 무료로 교육 콘텐츠에 접근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다.

칸 아카데미의 다양한 교육 콘텐츠들

 이와 같은 변화는 자연스럽게 기존의 다양한 교육 문제들을 해결해가고 있다. 학교에 가지 못하더라도 누구나 공부할 수 있고, 정답 맞히기식 입시 경쟁을 거치지 않더라도 누구나 명문 대학 최고의 강의를 들을 수 있다. 이제 우리 삶에서 온라인 강의는 너무나 익숙하지 않은가? 전문 지식이나 고급 정보도 구글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때문에 교육 소외 문제는 더 이상 교육 문제가 아니라 정보 격차에 따른 문제들로 치환되고 있다.


[참고]

칸 아카데미 - 나는 공짜로 공부한다..."칸아카데미(Khan Academy) 들어보셨나요?"

미네르바 스쿨 -“캠퍼스 없는 혁신대학, ‘미네르바스쿨’을 아시나요?”

에누마 - “아이들 성장 지켜보며 ‘기술로 문맹 퇴치’ 확신 얻었죠”

미네르바 스쿨과 비슷하게, 프랑스의 에꼴42도 유명하다.



2. 학습자 중심의 자기주도형 성장

(거꾸로교실, 몽실학교, 코칭 등)

미래교실 네트워크 홈페이지 화면

 정보 접근성에 대한 혁신과는 함께 교육 방법론 자체도 학습자 중심으로 바뀌는 추세다. 교육의 본질은 학습자가 더욱 성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학습자끼리의 경쟁만을 부추기던 기존 주입식 교육법에서 자기 성장형 학습법으로 바뀌는 것이다.


 그중 하나가 거꾸로교실이다. 영어로는 Flipped Learning이라 하여 하버드에서부터 시작된 하나의 교육 트렌드 중 하나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학습자에게 온라인 강의나 학습 자료 등을 미리 제공하여 각자 공부하게 한 뒤, 수업 시간에는 토론이나 상호 교육 등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기존에 강의실에서 일방적으로 강의만 하던 방식과는 확실히 다르다.


 아예 학생들이 직접 교과 과정을 짜는 학교도 있다. 경기도교육청에서 진행하고 있는 몽실학교는 학생들이 직접 원하는 과목을 만들고, 커리큘럼을 짜서 스스로 학습한다. 학교는 더 이상 교육이 이루어지는 곳이라기 보단 학습이 이루어지는 곳에 가까워지고 있다.


 교육 방식도 '티칭이 아니라 코칭'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 티칭(Teaching)에서는 선생님이 학생을 가르친다. 하지만 코칭(Coaching)에서는 선생님이 아니라 코치가 있다. 코치는 학습자/대상자가 스스로 답을 찾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만 담당한다. 그래서 코칭의 기본 대화 방식은 주로 질문 형태다. 대상자가 이런저런 관점에서 자기 생각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사고 확장을 돕는 것이다. 국내에서 청소년 대상 학습 코칭을 전문적으로 하는 기업도 등장했다.


 뒤에서 이야기하겠지만 성인 교육, 기업 문화 등 일반 교육 영역에서도 교수법에 대한 고민보다 학습법에 대한 고민이 늘어나고 있다. 누구나 쉽게 다양한 교육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으니, 이제 문제는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보다 어떻게 학습하게 만들 것인지가 더 중요한 것이다.


[참고]

거꾸로교실 - 역진행 수업(위키피디아)

몽실학교 - 몽실학교에서 찾는 미래교육


 

3.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는 다양한 학습 소스

(탈잉, 프립, 클래스 101, 패스트캠퍼스 등)

 

탈잉 홈페이지 화면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만 배우는 시대는 끝났다. 요즘은 세상의 거의 모든 것들을 다 배울 수 있는 것 같다. 정보의 접근성만 늘어난 게 아니라 정보의 양과 질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프로그래밍이나 각종 툴 사용법뿐 아니라 창업, 요리법, 스타일링, 면접 잘 보는 법 등 사소한 것까지 모두 인터넷에서 학습할 수 있다. 이전에는 온오프믹스와 같은 플랫폼에서 오프라인 교육을 신청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아예 학습 플랫폼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집에서도 온라인상으로 어떤 내용이든 배울 수 있는 것이다. 탈잉, 프립, 클래스101, 2교시 등의 학습 플랫폼들이 각종 분야와 주제의 전문가들을 공격적으로 섭외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대학교육 무용론도 등장했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교육이 기술/사회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산업에서는 프로그래밍이나 빅데이터 등에 대한 수요가 많지만, 대학의 구조적인 특성상 과목 하나를 변경하거나 폐강하는 데에 수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이를 따라가기 힘들다. 일각에서는 대학이 학문을 연구하는 곳이지 산업 기술과 인재를 배출하는 훈련소는 아니라고 반박하기도 한다.


 당장 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적인 기술/지식들을 가르치는 성인 교육 플랫폼도 생겼다. 패스트 캠퍼스에서는 디지털 마케팅이나 프로그래밍, 데이터 사이언스 등 전문적인 실무 교육을 제공한다. 직장인을 타겟으로 하다 보니 온라인 강의로 진행되며, 한 강의의 시간도 10~20분으로 짧게 끊어 편성하여 쉽게 배울 수 있다.


 그래서 요즘 핫한 에듀 테크 스타트업에서 중요한 직무는 크리에이터나 전문가들을 설득하고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만들어내는 일이다. 이젠 교육 회사에서 직접 교육 콘텐츠를 만들어낼 필요가 없다. 플랫폼을 만들어 크리에이터들을 영입하고 관리만 하면 된다. 교육을 하고 싶었던 사람들은 플랫폼을 통해 더 쉽게 교육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반대로 보자면 안정적인 직장 없이 플랫폼 속에서 프리랜서로 살아남아야 하는 고충이 있기도 하다.  


[참고]

“취미가 뭐예요?” 플랫폼 4곳이 답했다

패스트캠퍼스, 100억 유치… “대학·대학원 대체할 것"

“한국 대학 위기…학문 단위 융합하고 교육방식 혁신해야"

 

4. 점점 더 많고 다양해지는 교육 주체

(별별선생, 콜로소, 매스프레소 등)


 워낙 강사가 많아지다 보니 다양한 부가 서비스들도 생겨나고 있다. 이를 테면 여러 강사들을 비교 분석할 수 있는 사이트라든지, 이름 대면 알만한 유명 전문인을 섭외한 교육이라든지, 인공지능에게 배우는 교육 서비스 등등이다. 점점 더 교육 주체는 다양해지고 있고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스타트업들이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다.


별별선생 홈페이지 화면

 

 별별선생은 수많은 강사들에 대한 후기와 평가를 비교하고 찾아볼 수 있는 플랫폼이다. 최근 기업의 댓글 알바나 경쟁 강사의 악성 댓글 등으로 논란이 있었던 만큼, 별별선생은 학생들에게도 강사들에게도 환영을 받았다.

 콜로소는 아예 믿을 만한 사람만 섭외한다. 최현석 셰프나 기안84처럼 누구나 알고, 충분히 신뢰할 수 있을 만한 전문가에게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전문 강사가 아니었던 사람들도 교육 시장에 뛰어들면서, 어떻게 교육의 품질을 유지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플랫폼 모델의 특성상 상품들의 퀄리티 유지/관리가 굉장히 중요한데, 빠르게 사업을 확장하다 보면 자연스레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어떻게 해야 양질의 교육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수요도 생겨났다. 어떻게 해야 유튜브로 돈을 벌 수 있는지, 프리랜서로 강의를 할 수 있는지 등등에 대한 교육 콘텐츠까지도 강의가 열리고 있다.


 아예 사람이 아니라 인공지능이 가르치기도 한다. 매스프레소는 수학 풀이와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는 어플리케이션 '콴다'를 운영 중이다. 콴다는 수학 문제를 찍어서 앱에 업로드하면 5초 내에 풀잇법을 찾아주며, 학습에 필요한 지원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인공지능 수학 교육 서비스로는 '깨봉'이라는 서비스도 있다. 결국엔 누가 가르치냐 보다는 어떻게 더 잘 학습하게끔 만드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다.


[참고]

별별선생 - [창업 인터뷰 #27] 당신의 선생님을 리뷰하세요_별별선생 박세준 대표

매스프레소 - 초중고 3명중 1명 쓴다···24시간 수학쌤 '콴다' 뭐길래

콜로소 - 콜로소 “헤어·패션·웹콘텐츠..업계 거장에게 배운다”

 


5. 학습자를 지원하는 맞춤형 서비스

(언더독스, 스터디파이, 챌린저스 등)


 교육 콘텐츠가 넘쳐나게 되니, 이제 교육의 성패는 학습자가 강한 의지를 갖고 학습을 해내느냐 아니냐에 달렸다. 그래서 학습자의 학습을 돕는 맞춤형 서비스도 늘고 있다. 대학이나 전문 교육 기관에서는 각자에 맞는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를 개발하거나 소싱하여 학습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마냥 교육 콘텐츠만 제공하고 손을 놓아버리면 제대로 된 학습이 일어나지 않고, 학습자의 만족도 또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확실히 학습하게끔 관리하는 것까지 해내야 지속 가능한 서비스로 살아남는 것이다. 이에 다양한 형태의 학습 관리/지원 서비스가 생겨나는 중이다.


 창업 교육 전문 기관 언더독스에서는 창업가들에게도 학습 지원 시스템을 제공한다. 현재 underbase라는 서비스를 개발하여 베타 서비스 중에 있고, 본 서비스 내에서 창업에 필요한 템플릿과 과제를 제공하고 실행 내역을 업로드하여 실행 여부를 체크해주는 식이다. 실행이 중요한 영역이다 보니 체계적인 시스템을 별도로 개발하는 것이다.



 스터디파이는 온라인으로 특정 분야 전문가에게서 스터디할 수 있는 서비스다. 특이한 점은 온라인 강의 평균 완주율 4%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55%의 완주율을 보인다는 점이다. 비결은 환급+학습 관리 프로세스에 있다.

 사실 교육비에 대한 환급 서비스는 토익 시장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기법이었다. 거기에 더해 스터디파이는 정기적으로 과제를 내주고 그에 따른 보상을 준다는 점에서 더 강력한 학습 지원 프로세스를 만들어내었다.


 아예 개인의 목표 달성과 의지 자체를 관리해주는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챌린저스는 각자 설정한 목표에 대해서 인증샷을 올리고, 달성률에 따라 금전적인 보상도 해준다. 뿐만 아니라 같은 목표를 설정한 다른 사람과 경쟁하며 비교할 수도 있다. 기업이 나서서 학습자의 의지와 실행까지 관리해주는 서비스를 내놓는 상황이다.


 이제는 정말 알아서 학습해야만 살아남는 세상이 되었다. 언제 어디서나 무엇이든 배울 수 있게 되었고, 학습이 지상 과제로 떠올랐다. 지치고 힘든 퇴근길에도 온라인 강의나 e북을 보면서 퇴근하는 직장인들을 많이 본다. 밤에도 새로운 기술과 전문성을 익히기 위해 알아서 공부해야 한다. 모든 건 제공되어 있고 나만 잘하면 되는 그런 세상이다.


[참고]

해외 LMS - Moodle, Blackboard Learn

스터디파이 -   [Let`s 스타트업] 스터디파이, 온라인 강의 완강시 요금 환불


 

6. 기업에서도 교육이 아니라 학습 중심으로

(넷플릭스, 토스 등)


 스타트업에서의 인재상이나 조직 문화도 변하고 있다. 기술 발전은 빠르고 사회도 빠르게 변한다. 그 안에서 살아남으려면 이제 기업이 중앙에서 직원 역량 강화 커리큘럼을 짜고, 집체 교육을 실시하는 시대는 지났다. IT기업을 중심으로 애자일(Agile)한 조직을 구성하여 많은 부분 실무자에게 권한과 책임을 위임하는 게 추세다. 그러다 보니 개개인의 역량이 더욱 중요해졌고, 알아서 학습하고 성장하는 사람을 뽑는 게 더욱 효과적이 되었다.


출처 = tossfeed 블로그

 대표적인 게 넷플릭스나 토스다. 가장 핵심적인 가치는 '자율과 책임'인데, 기본적인 인재상 자체가 스스로 학습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최고의 퍼포먼스를 내는 사람이다. 이들에게는 딱딱한 규율이나 중앙 통제 방식보다,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여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이들은 환경만 마련되면 알아서 공부하고 일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조직 문화 특징이 '높은 정보 접근성'이다. 기업의 주요 정보들을 경영진이 통제하는 게 아니라 대부분을 전사에 공유한다. 신규 입사자에게도 장기간의 신입사원 연수나 교육을 제공하지 않는 대신 기업의 모든 정보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오해나 사내 정치 없이 기업의 모든 정보에 접근할 수 있고 빠르게 적응하여, 기업의 관점에서 의사결정 내릴 수 있도록 말이다.


[참고]

넷플릭스 - Netflix : 자유와 책임의 조직문화 가이드

토스 - 입사 첫날 만나는 토스 문화 소개 문서





학습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사회


 교육 트렌드는 명백히 '학습의 시대'로 넘어왔음을 보여준다. 누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는지보다, 무엇을 어떻게 학습해낼 것인지가 중요해졌다. 더 잘 학습할 수 있도록 각종 서비스와 스타트업이 쏟아져 나온다. 새로 생겨나는 교육 스타트업도 자체적으로 교육 콘텐츠를 생산하고 교육하는 곳보다, 교육 플랫폼이 훨씬 많다.


 어찌 보면 고질적인 교육 문제들이 많은 부분 해결되고 있다. 교육 접근성도 높아지고, 교육 콘텐츠도 무수히 많고, 교육 방법론도 학습자 중심으로 발전한다. 하지만 이전에 없던 새로운 문제들도 함께 등장했다.





떠오르는 문제들


- 교육 콘텐츠/강사의 신뢰도 문제

 이전까지 교육의 접근성이 낮았던 이유는 전문적인 지식/정보를 소수만이 점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자면 전문성을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교육을 진행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그에 비해 지금은 플랫폼 안에서 누구나 강사가 될 수 있다. 민간 기업인 플랫폼에서 아무리 교육 콘텐츠의 퀄리티를 관리하고, 강사 후기 플랫폼이 등장하더라도 신뢰도 문제는 쉽게 해결하기 어렵다.


- 학습자는 자신에게 무엇이 부족한지 모른다. 교육 커리큘럼과 교수법의 필요성은 여전하다.

 학생이 학생인 이유는 자기가 무엇을 모르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전문가가 교육 커리큘럼을 구성하는 이유는 학생에게 필요한 내용들을 체계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교육학이 따로 있을 정도로 교육 커리큘럼과 교수법은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지금의 교육 콘텐츠들은 단편적인 것들이 많고,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않았거나 심지어 태어나서 처음 가르치는 사람이 진행하는 경우도 태반이다. 플랫폼들이 공격적으로 크리에이터를 섭외하고 강의를 늘려가는 와중에 수백, 수천 개의 교육 방법론은 어떻게 해야 컨트롤할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과제다.


- 학습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사회가 바람직한가?

 키오스크를 사용하지 못해 식당 이용을 두려워하는 노인들, 어플리케이션을 쓸 줄 몰라 추석 기차에서 서서 가는 노인들이 있다. 역사상 가장 급격하게 발전하고, 가장 빠른 고령화를 겪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노인 문제는 '어쩔 수 없는' 문제로 치부하기엔 너무 중요한 문제다. 노인은 어디로 가야 배울 수 있는가? 배울 수 없는 노인들은 기술로 대체되지 않은 단순 노동직만 하며 남은 수십 년을 살아야 하는가?


- 교육은 누가 책임지는가?

 전문 집단이 교육을 담당하던 시절에는 교육의 질에 대한 책임을 해당 집단이 가졌다. 공신력 있는 집단에서 교육을 책임지기 때문에, 교육이 엉망일 때 그들에게 시정을 요구하고 책임을 물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나 개개인이 교육할 수 있는 시대에서, 한 명 한 명 찾아가서 책임을 물을 것인가? 저급하고 불건전하며 비인간적인 교육에 대해서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 플랫폼을 운영하는 민간 스타트업이 책임져줄 것인가? 아니다.


- 모든 인간은 알아서 학습하는 존재인가.

 왜 온라인 강의 완주율이 평균 4%이겠는가. 유능하고 뛰어난 사람들, 성실한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잘 통제하며 스스로 학습한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이 훨씬 많다. 그런데 갈수록 세상은 알아서 공부하게끔 변해간다. 지치고 피곤해서 공부할 에너지가 없는 직장인들, 자기 관리가 아직 미흡한 청소년들 등등 수많은 사람들이 '자율 학습'의 늪에 빠져 있다. 아무도 교육의 책임을 지지 않으며, 알아서 좋은 교육 콘텐츠를 찾아야 하고, 철저히 자기 관리해서 평생 학습해야만 도태되지 않는 사회는 과연 인간답게 살기에 적합한가? 그리고 학습자에게 모든 학습의 책임을 맡겼을 때 정말 인류가 발전할까?


곳곳에서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들을 내놓고 있다.

가까운 시일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가까운 미래는...


- 강사 교육/양성

 누구나 교육자가 될 수 있는 사회이다 보니 전문적인 교육 방법에 대해 교육하는 서비스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교육 매체가 상당히 달라졌고 매일 변하기 때문에, 프로그래밍이나 영상 편집, 인공지능, VR/AR 등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야 매체에 맞는 교육법을 가르칠 수 있을 것이다. 교육 콘텐츠 플랫폼 시장이 성장하고 있으니 조만간 강사 교육/양성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도 등장하지 않을까.


- 큐레이션 서비스의 발전

 워낙 정보가 많다 보니 개인이 알아서 각각을 비교하고 선택하는 것은 피로도가 높다. 자연스레 교육 플랫폼에서도 큐레이션 서비스가 발전하지 않을까 싶다. 이러한 역할은 교육 플랫폼에서 이미 자체적으로 하고 있기도 하다. 플랫폼의 큐레이션 기능이 강화될수록 플랫폼의 성격보다는 교육 기관의 성격이 강해지는데, 자연스럽게 교육 기관으로 분리되어 프리미엄 서비스를 운영할 가능성이 크다. 대학 등록금 수준의 고가 강의가 많이 생겨날 것 같다.


- 의무 학습의 보편화

 게으른 사람은 많다. 하지만 교육을 제공하는 입장에선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학습자가 학습을 안 하면 교육의 성과가 나질 않는다. 자연스럽게 학습을 의무화하는 룰이 보편화될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행동경제학적으로 유인과 보상을 제공해서 학습을 유도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기업에서도 아무리 뛰어난 인재를 뽑더라도 알아서 학습하길 바라는 건 요행이다. 개인의 성장을 기업이 통제 불가능한 영역으로 넘기는 건 나이브한 생각이다. 집체 교육이나 중앙통제형 교육은 없어지되 학습과 성장을 관리하고 의무화하는 조직 문화가 발전하지 않을까 한다.


- 온라인 교육 콘텐츠의 가격 상승

 교육 콘텐츠 시장이 폭발적으로 확장하면 자연스럽게 고품질 고비용의 프리미엄 전략이 생겨난다. 이미 토익이나 공무원 시험 등 현대인들의 소비 패턴은 고가의 온라인 교육 콘텐츠 결제에 익숙해졌다. 앞으로 점점 더 많은 콘텐츠들이 더욱 비싸질 것이다. 이런 프리미엄 콘텐츠들은 대기업 제휴를 통해 각 가구마다 갖게 될 스마트 전자제품들과 연계하여 티비, 냉장고, 인공지능 스피커, 태블릿 PC 등을 통해 집 안에서 소비되리라.

 이렇게 학습자가 부담해야 하는 교육 콘텐츠 비용이 증가하니 기업에서도 '도서 구매 지원'보다 '교육비 지원'이 더 늘고 있다.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고, 어딘가에선 의무적으로 교육비를 쓰게 만들지도 모르겠다. 이젠 채용 페이지에 '도서비 지원'이 아니라 '패캠 모든 인강 무료'가 더 많이 적힐 수도.




교육의 시대는 가고 학습의 시대가 왔다.


누구나 언제든지 어떤 교육도 들을 수 있는 사회이면서, 정보 홍수 속에서 괜찮은 콘텐츠를 골라 알아서 학습해야만 살아남는 사회이기도 하다.


교육이 백년지대계라는 말도 사라질지 모르겠다. 교육에 대한 책임의 주체가 사라지고 수많은 교육자, 교육 인공지능들이 생겨나고 있다.




누가 교육을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을까? 이 사회의 미래가 아직도 '교육'에 달렸을까?

우리는 어떻게 해야 이 시대에 적응할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떻게 이 시대를 극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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