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딸 아이랑은 자주 티격태격하는 편입니다. 정확히는 딸아이를 자주 울립니다. 아이가 울음을 터뜨리는 이유는아빠의 '거절' 또는 '압박' 그리고 '화난 표정'입니다. 무언가 해달라는 요청이 위험해 보이거나 너무 잦은 경우 '거절'합니다. 자야 할 시간에, 식사할 시간에 다른 일을 하려고 하면 '압박'합니다. 다양한 이유로 제 마음이 울컥하면 미간을 좁히거나, 아랫입술을 깨무는 '화난 표정'을 짓습니다.
물론 싸움이 오래 가진 않습니다. 항상 아이의 삐침 또는 울음으로 마무리됩니다. 그러면 저는 아내에게 그러하듯 딸아이에게도 '사과'하고 '용서'를 빕니다. 다행히 아이가 아빠의 사과를 받아주는 편이라 오래지 않아 평화로운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렇게 딸아이와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면 아내는 저에게 한마디 합니다. '당신이 이해해. 저 녀석 이제 여섯 살이야. 열여섯 아니라고..'
돌이켜 보면 작년부터 그러니까 아이가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아이와 다투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아이가 말을 시작하면서 '아이'라기보다는 '사람'으로 대한 것 같았습니다. 아직은 서툴고, 충동적이고, 이기적일 수밖에 없는 아이인데.. 사람으로 가져야 할 태도, 도리, 예절 등을 강요한 듯했습니다. 아이가 점점 배워야 하고, 갖춰야 할 것인데 '말을 한다'는 이유로 강요한 듯했습니다.
제가 딸아이에게 바라는 것, 딸아이에게 주고 싶은 것은 '아빠와의 좋은 관계'인데.. 그것을 바란다면 아이는 아이답게, 어른은 어른답게 행동해야 하는데.. 그게 참 어렵습니다. '부모가 되어야 어른이 된다'는 어른들의 말씀이 진리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딸아이 덕분에 오늘도 늙어가지만, 오늘도 어른이 되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