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 휴가로 미국에 가서 처음 산 기념품은 당연히 우디와 버즈 실물(?) 장난감이었습니다. 미국도 Toy Story 4 편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월 마트에 가면 관련 장난감이 쌓여 있었거든요. (지난겨울 마트에 온통 '겨울왕국 2편' 캐릭터 상품이 깔린 것처럼 말이죠) 그럴 때마다 딸아이는 '아빠가 좋아하는 Toy Story네'라고 말했고, 한국에 와서도 장난감 가게에서 Toy Story 장난감이 보이면 '아빠, 여기 아빠가 좋아하는 Toy Story장난감 있어요'라고 했습니다. 저는 아빠의 취향을 기억하고 인정해주는 딸아이가 귀여워서 '맞네. 아빠가 좋아하는 거네.'라고 대답을 해줬습니다.
어제저녁 아이가 너무 예뻐 보여서 '아이고.. 우리 딸, 아빠는 우리 딸이 너무 좋아~'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아이는 씩 웃더니 '아빠는 Toy Story 더 좋아하잖아'라고 대답을 하더군요. 당황스러웠습니다. 아이 앞에서 좋아하는 모습을 많이 보였지만.. 아이가 그렇게 생각할 줄은 몰랐습니다. 그래서 '아빠가 Toy Story를 더 좋아하는 거 같아?'라고 물어보자 '응'이라고 대답을 하더군요. 문득 마트에서 아이가 '아빠가 좋아하는 거네'라고 말할 때 '응, 맞아.'라며 대답을 하고 끝낸 것이 아이에겐 서운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딸아이에게 다시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딸, 아빠 봐봐. 아빠가 Toy Story를 좋아하는 건 맞아. 그런데 아빠는 우리 딸이 훨씬 더 좋아. 알았지?'라고 말해줬습니다. 그러자 아이는 살짝 웃더군요. '이 녀석.. 참 많이 컸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마트 장난감 코너에서 아이가 '아빠가 좋아하는 Toy Story네'라고 말하면 '응, 맞아. 그런데 아빠는 우리 딸이 더 좋아'라고 말을 해줘야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틈만 나면 사랑한다, 예쁘다고 말을 해줬습니다. 아내에게 핀잔을 들을 정도로 맥 도널드 매장에서 해피밀 세트 장난감도 챙겨 왔지요. 그렇지만 아이는 'Still hungry'였나 봅니다. 장난감에게 질투를 느낀 녀석이 귀엽지만, 앞으로는 그런 서운함을 느끼지 않도록 더 많이 표현을 해주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