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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남편연구소 Mar 02. 2020

좋은 남편은 존재하는 걸까요?

'좋은 남편연구소'에서 쓰는 글에 대해서, 제가 아내에게 하는 행동들에 대해서 종종 피드백을 받고는 합니다. 남편들에게는 왜 그러냐, 대단하다, 나는 그렇게 못한다, 하는 건 마음인데 공개는 말아라.. 아내분들에게는 부럽다, 내 남편도 교육 좀 시켜달라, 나는 당신 처럼 too much한 수준을 .. 그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딘가에 좋은 남편이라는 기준이 있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남편'은 기념일을 챙기고, 아이를 잘 돌보고, 직장생활을 나름(?) 열심히 하고, 건강을 잘 챙기는 다양한 면에서 두루두루 잘하는 '전과목 100점'짜리 사람은 아닙니다. 사실 그런 사람은 존재하기도 어렵거니와 유지하기는 더욱 어렵지요. 제가 생각하는 좋은 남편은 아내가 좋아하는 일은 하려는 남편, 아내가 싫어하는 일은 안 하려는 남편입니다. 즉, 그때그때 다르고 가정마다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가끔씩 저에게 아내에 대한 이야기, 남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소소하게는 기념일 챙기기부터 크게는 이직까지.. 그럴 때면 제가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질문을 하게 됩니다. '어떨 때 아내가 좋아하셨나요?', '어떤 것을 남편이 걱정하시나요?'제가 생각하는 결론, 제가 겪은 경험은 어쩌면 그분들에게 전혀 먹히지 않는 선택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소통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때로는 그저 견디는 것이 좋을 수도 있으니까요.


분식집에서 모듬김밥은 70점 이하를 받긴 어려운 메뉴입니다. 하지만 90점 이상은 더욱 받기 힘든 메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엔 눈이 가지만 계속 찾는 메뉴가 되기도 어렵고요. 그렇기 때문에 좋은 배우자가 되려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어떤 사람과 살고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나도 변하고, 상대방도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계속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가 항상 변한다는 것은 불행중 다행입니다. 하핫..


Small things often.


* 결혼 700일 기념으로 아내에게 준 스웨터와 편지.. 벌써 3년이 훌쩍 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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