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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남편연구소 Mar 10. 2020

시시한 즐거움을 의도적으로 쌓아야 할 시기

지금까지의 연구자료들을 보면 행복한 사람들은 '시시한'즐거움(초콜릿 먹기, 친구와의 대화)을 여러 모양으로 자주 느끼는 사람들이다.... 행복은 복권 같은 큰 사건으로 얻게 되는 것이 아니라 초콜릿 같은 소소한 즐거움의 가랑비에 젖는 일이다. 살면서 인생을 뒤집을 만한 드라마틱한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혹시 생겨도 초기의 기쁨은 복잡한 장기적 후유증들에 의해 상쇄되어 사라진다. (행복의 기원, 서은국 저, 111-113p)




한동안 아내가 '뿌셔뿌셔'에 푹 빠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틀에 한 번씩 집 근처 편의점에 들려서 '뿌셔뿌셔'를 사 왔습니다. 몇 주 후에 아내가 이제는 그만 먹어도 된다고 할 때까지 말이죠. 그리고는 한동안 편의점을 끊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편의점을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에 사는 아이템은 '콘초'와 '초코송이'입니다. 콘초는 딸아이의 최애 간식이고, 초코송이는 아내의 최애 간식이거든요.  2월 중순부터 외출을 삼가다 보니 가족 모두 '당이 떨어진' 느낌이 되더군요. 그래서 어제저녁에도 퇴근을 하면서 콘초 3 봉지(2+1 이벤트) 그리고  초코송이 2개를 사서 가방에 넣었습니다. 


평소 같으면 '단 것을 왜 자꾸 사 오냐'라고 했을 아내도 활짝 웃으며 '당신 딸이 주말에 사놓은 과자도 벌써 다 먹었어.ㅋㅋ'라고 하더군요. 조금 과장해서 산타 클로스에게 선물을 받은 것 같은 모습이 귀여웠습니다. 아마 앞으로 2~3일 정도는 딸아이도 아빠가 사 온 간식을 먹으면서 행복해하겠지요. 초콜릿 과자 하나가 온 가족에게 주는 소소한 즐거움을 경험이었습니다. 


어차피 당분간은 가족들끼리 몸으로 버텨야 하는 시기가 계속될 것 같습니다. 이럴 때는 그냥 TV만 보지 말고 평소에는 시시해서 하지도 않았던 보드게임, 그림 그리기, 그게 어렵다면 편의점 과자라도 함께 먹으면서 시간을 보내면 좋을 듯합니다. 그리고 Facebook에 사진 한 장 올려놓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1년 후에, 2년 후에 '아.. 그때 그랬지..', '아. 그때 과자 하나로 재밌었지..' 추억하며 시시한 재미를 계속 느끼도록 말이죠.  


Small things often. 


* 지난 주말 딸아이의 Wishlist를 들고 집 근처 슈퍼에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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