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상사의 요구/지시 사항과 기대 수준에 부합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업무일 뿐만 아니라 분명 자신의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상사에게 혼나지 않으려는 마음이 너무 커서 모든 행동의 기준이 되는 것은 아름답지 않지만 말이지요.
하지만 보고서의 오타는 항상 발송 버튼을 누른 후에 발견되고, 마감기한은 점심시간보다 언제나 빨리옵니다. 뿐만 아니라 상사의 기대 수준은 항상 높고, 고객의 변덕은 언제나 예상 밖입니다. 내가 잘못한 것으로 혼나는 것도 싫은데, 억울하게 혼나는 경우도 생기기 마련이지요.
결국 상사에게 혼나는 일은 피하기란 정말 어렵습니다. 그러나 많은 갈등이 '기회'이듯, 혼나는 것도 적절히 잘 사용하면 '기회'가 될 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오늘 이야기는 상사의 불합리한 지시, 비이성적 트집으로 인한 질책이 아니라 자신(동료/후배 포함)의 부족함이나 실수로 인해서 혼나는 경우를 이야기합니다.
상사에게 질책을 받을 때는 사실할 말이 별로 없습니다. 문제가 생겼으니까요. '죄송하다'는 말을 겨우 하기도 하고.. 그 말 조차 못하고 자리를 떠날 때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에휴..'하고 넘기기보다는 스스로 오답노트를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일정을 어긴 것인지, 중간보고를 누락한 것인지, 디테일을 챙기지 않은 것인지.. 왜 이런 일이 생겼고, 나의 실수는 무엇인지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상사/선배에게 직접 찾아가서 본인의 잘못에 대한 인정, 사과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해 이야기해야 합니다. 만약 대책을 모르겠다면.. '잘 모르겠다'고라도 하는 게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다시 상사와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직장 생활을 1, 2년 할 것도 아니고, 상사와 하루 이틀 일할 것도 아닙니다. 혼난 후에 괜히 움츠려 있고 망연자실해봐야 본인에게 좋을 것이 없습니다. 불편해서 상사를 피하는 건 '자신을 개선시킬 기회' 뿐만 아니라 '상사와의 관계'또한 놓칠 수 있으니까요.
상사 입장에서 보면 다시 씩씩하게 일하는 모습, 개선하려고 노력하는 모습, 뻔뻔하게 나에게 다가오는 모습.. 보통의 상사라면 이런 적극/긍정적인 후배가 괜찮아 보이는 것은 (적어도 제 경험상) 상당 부분 사실입니다.
그리고 '아.. 이렇게 혼내면 마음이 안 좋구나..', '아.. 이렇게 혼나면 쓰지만 약이 되는구나..' 같은 본인의 경험을 축적하는 게 좋습니다. 머지않아 본인이 선배/상사의 자리에 올라가기 전에 '잘 혼내는 법'도 배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평소에 다양한 '혼남'을 경험하면서 익혀두어야 좋은 리더가 될 가능성이 높아질 겁니다. 팀장이 된다고 갑자기 다음날 리더십/커뮤니케이션 스킬이 '능력치 +100'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Small things often.
* 혼나서 당이 떨어지면 도넛 몇 개 사서 먹어보세요. 팀장님도 하나... 드리시고요. 하핫..
[직장생활 관련 글은 제가 근무하는 회사와 관계가 없고, 개인적인 의견임을 말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