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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남편연구소 Oct 23. 2019

사소한 일에 목숨걸지 말자 (부제 : 부부간 R&R)

며칠 전 뉴스에서 웃픈(웃기면서 슬픈) 뉴스를 봤습니다. 도로 중앙선을 기준으로 관할구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과속방지턱 절반만 색칠했다고 하더군요. (아래 사진)

군대에서도 연병장(운동장) 제설작업을 2개 조직에게 맡겨놓으면 연병장 가운데(2개 조직의 책임이 모호한 곳)에 문을 치우지 않는다는 말이 있듯 역할과 책임의 문제는 사람이 사는 곳엔 항상 일어납니다.



부부 사이에도 역할과 책임 문제는 특히나 결혼 초기 그리고 어린아이를 둔 부부에겐 뜨거운 감자이고 오래된 화두입니다. 감히 초기 부부 남편들에게 말씀을 드리자면..


1. 상황은 변합니다.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없습니다. 그러니 초기에 영원한 것을 정하려고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지금 정한 게 영원한 게 아니라는 것부터 합의해야 합니다. 설거지 담당이라고 해서 명절에도 설거지 해야 하나요. 본인 빨래를 본인이 하기로 했다면 나중에 아이 빨래는 아이가 직접 해야 하나요. 변수가 많습니다. 괜히 초기에 기선제압을 한답시고 얼굴 붉히면서 싸우지 않는 게 좋습니다. 상처만 남기는 영광은 차라리 얻지 않는 게 나으니까요.


2. 안 할 수는 없습니다.

일단은 누군가 해야 합니다. 분리수거하는 날은 정해져 있고, 설거지를 하지 않으면 물 마실 컵이 없고, 빨래를 안 돌리면 출근할 때 입을 옷이 없으니까요. 하지만 모든 일을 하기는 물리적으로 어렵습니다. 그걸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니 본인이 잘하는 것을 하거나 배우자가 어려워하는 것을 먼저 하겠다고 하시는 게 좋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배우자가 기피하는 일을 본인의 과업으로 정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3. 하기 싫으면 솔직하게 부탁합시다

뭐든 하기 싫은 날이 있습니다. 그럴 때는 부탁하면 됩니다. 오늘은 안 하면 안 되냐, 오늘은 대신해주면 안 되냐.. 오늘은 하기 싫으면 오늘은 하기 싫다고 말로 부탁합시다. 물론 이것은 1번으로 싸우지 않고, 2번을 잘했을 때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 즉 3번 찬스를 사용하고 싶다면 1, 2번을 잘해야 합니다. 어른이면 어른답게 말로 해결하는 게 좋습니다. 아내 앞에서 괜한 짜증, 투정, 핀잔은 생명을 단축할 뿐입니다.


앞서 보여드린 과속방지턱 같은 가정을 만들지 않도록 함께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Small things of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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