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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남편연구소 Apr 12. 2020

자녀와 단둘이 시간을 보낸다는 것

목요일 저녁에 아이가 '아빠, 주말은 언제 와요?'라고 물어봤습니다. 그래서 '두밤 자면 주말이야'라고 했습니다. 아이는 '아.. 너무 멀다. 주말에 아빠랑 놀고 싶은데..'라고 아쉬워했습니다.(방금 책 읽고, 그림도 그렸는데..) 주말엔 주로 가족이 같이 시간을 보내지만 가끔은 제가 아이를 데리고 후배 결혼식이나 쇼핑몰 또는 키즈카페에 가곤 합니다. 아내에겐 꿀 같은 휴식이니까요.


요즘엔 외출을 하기 어려운 시즌이라 이번 주말에는 아이와 그림도 그리고 집 앞 놀이터에서 놀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아이와 놀이터를 가는 건 2~3주 정도 된 듯했습니다. 놀이터를 가는 동안 아이는 노란선을 밟지 마라, 서로의 그림자를 밟아보자, 떨어지는 벚꽃잎을 잡아달라... 는 등 한껏 들떠 있었습니다. 다행히(!) 놀이터에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네, 시소, 철봉 등 아이가 원하는 놀이를 모두 할 수 있었습니다. 심심해지면 집에 가자고 할 테고, 집에 일찍 오면 아내의 휴식도 줄어드니 최대한 열심히 놀아야 합니다.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놀이는 '잡기 놀이'입니다. 살짝살짝 뛰면서 아이를 잡기도 하고, 아이가 저를 잡기도 합니다. 그런데 뛰는 속도가 엄청 빨라졌더군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경보 정도 수준이면 충분했는데 이제는 제법 달려야 하는 속도였습니다. 언젠가 아는 형님이 아들 둘이랑 열심히 놀아주느라 지쳐서 앉아있었는데, 아들이 다가와서 '아빠 심심해'라고 해서 충격이었다는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머지않아 딸아이가 학교에 가서 친구들을 사귀면 아빠랑 노는 게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을 겁니다. 딸아이가 '주말에 아빠랑 놀고 싶어요.'라면서 기다리는 날은 제게 많이 남아있지 않은 기회겠지요. 그러니 소중하다고 아껴서 쓰지 말고 있을 때 열심히 쓰면서 살아보렵니다. 팍팍!!


Small things often. 


* 작년 가을 딸아이와 둘이서 다녀온 키즈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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