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좋은남편연구소 May 03. 2020

아내에게 미리 말하는 법 <실전 편>

오늘 이야기는 어제 쓴 <아내가 "미리 말해줘"라고 말할 때 '미리'는 언제일까>의 실전 편입니다. 


https://brunch.co.kr/@goodhus/232


만약 오늘이 월요일이고 이번 주말에 고등학교 동창회 같은 개인적인 일정이 생겼다면 언제 이야기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하루 정도는 스스로 고민을 해봅니다. '꼭 가야 하는가? 가고 싶은가?, 왜 가고 싶은가, 언제쯤 귀가할 것인가.. '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주말도 중요하기 때문이고, 아내를 설득할 내용을 정리해 볼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오랜만에 친구들과 맥주 한 잔 하고 싶다면, 몇 번째 반복하는 이야기를 하더라도 녀석들 얼굴이 보고 싶다면.. 적어도 사흘 전에는 이야기를 꺼내는 게 좋습니다. 가능한 한 빨리 이야기하는 게 좋고, 적어도 아내가 주말 일정을 제안하기 전에 말해야 합니다. 아내가 '주말에 뭐하지?'라고 물었는데, 남편의 대답이 '주말에 모임이 있는데..'라고 시작하면 대화의 맥락이 좋게 흐를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아내에게 이야기를 할 때는 가장 먼저 
아내에게 '혹시 주말에 하고 싶은 일이 있냐, 내가 도와줬으면 하는 일이 있냐'라고 물어봅니다. 아내에게도 계획과 일정은 있으니까요. 그리고 특별한 일이 없다고 하면 모임 이야기를 꺼냅니다. 모임의 목적, 가고 싶은 이유, 장소 그리고 예상 소요시간도 함께 말이지요.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참석은 '아직 결정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야 합니다. 아내로 하여금 '지금 나에게 통보하는 거야?' 하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말이죠.


세상 어떤 사람도 아내보다 우선할 수 없음은 진리이고, 아내의 마음을 긍정적 상태로 만드는 게 우선은 중요하며, 아직 참석을 결정할 시간이 남은 상황에서 굳이 아내와 대립각을 세우면 후일을 도모할 기회도 없어지기 때문이죠. 
만약 정말 중요한 일정이라면 다음 날이나 몇 시간 정도 지난 후에 다시 아내와 이야기하는 게 좋습니다. 다시 이야기할 때는 그곳에 가야 하는 그리고 가고 싶은 이유를 자세히, 솔직히 그리고 정중히 말하는 겁니다. 그리고 아내가 반대한다면 그 이유를 물어봅니다. 동창모임 멤버가 싫을 수도 있고, 과음이나 늦은 귀가가 걱정될 수도 있고, 모임 며칠 후에 꼭 골프에 가는 패턴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지요. 원인이 파악되면 해결은 더 쉬워집니다. 


누군가는 '두고 보자'며 '다음에 아내가 동창 모임 갈 때 똑같이 해주겠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바람으로는 나그네의 외투를 벗길 수 없고, 전쟁만으로는 평화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해 주시길 바랍니다. 모임에 참석을 못하더라도 아내에게 '배려하는 남편'이라는 배지 하나를 추가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배지를 많이 모으게 된다면 언젠가는, 가끔씩(?)은 설득이 수월해질 겁니다. 그날이 오는 날까지는 '아내를 먼저 생각하는'남편으로 살아가는 연습을 하면 어떨까요? 저도 여전히 어렵네요. 하핫..


Small things often. 


* 20년째 하는 군생활 이야기가 얼마나 재밌는지.. 아내는 그걸 잘 모르네요. ㅎㅎ

매거진의 이전글 아내가 "여보, 뭐 바뀐 거 없어?"라고 물어볼 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