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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남편연구소 Sep 16. 2020

코로나 시대에 신혼여행을 계획하는 N동생에게

많은 것들이 코로나 19 이전과 이후로 나뉘겠지만, 특히 우리나라의 관혼상제.. 그중에서 결혼 문화는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분명히 나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직까지는 '결혼은 부모님 행사, 초상은 자녀 행사'라는 말이 현실이지만, 조만간 결혼과 초상은 모두 당사자 중심으로 변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결혼식도 결혼식이지만 '신혼여행'은 해외는커녕 제주도도 어렵기 때문에 장소 선정부터 난항일 텐데요. 과거에는, 물론 지금도 많은 부부들이 '신혼여행'을 핑계(?)로 평생 한 번 갈 수 있는 곳을 가곤 했습니다. 기간과 비용에 큰 고민 없이 그리고 힘 있을 때(!) 다녀올 수 있는 마지막(?) 여행이 될 가능성이 농후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제는 신혼여행에 대해 조금은 달리 고민할 시기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장소나 숙소에 대한 고민을 더 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신혼여행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고민할 기회(?)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말이지요. 신혼여행을 결혼식 이후에 다녀오는 비싼 해외여행이 아니라, 부부가 되어 가는 첫 번째 여행이라고 생각하면 '어디로' 못지않게 '무엇을'도 중요하게 되겠지요.


저는 신혼여행을 '우리가 만든 회사(?)의 비전 워크숍'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신혼여행지에서 가훈을 정했지요. 참고로 저희 집 가훈은 '나답게, 남다르게 (영어로 be yourself)'입니다. 멀지 않은 곳으로 가서 결혼 1주년 기념으로 다시 방문하려 했으나.. 딸아이가 생기는 바람에 취소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희 부부처럼 가훈을 정해도 되고, 앞으로 살아가는 데 중요한 목표를 정해도 좋겠네요. 함께 살면서 꼭 지키거나 반드시 어기면 안 되는 행동 수칙을 고민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지요. 이런 형이상학적인 이야기뿐만 아니라 매년 같은 장소에서 비슷한 옷을 입고 사진을 찍는 첫 번째 행사로 만들어도 좋을 듯합니다. 아무리 멀어도 제주도라서 다시 올 가능성이 농후하니까요.


신혼여행에 대해서 조금은 달리 생각할 기회이고, 신혼에 대해서 조금 더 깊이 고민할 기회라며 정신승리를 하라는 꼰대의 말처럼 들리겠지만.. 딱 한번 가보고 끝나는 신혼여행보다 분명히 의미 있는 신혼여행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오롯이 본인의 몫이라는 것 잊지 마세요.


앞서 말한 대로 코로나 19 시기에 결혼을 한다는 것은 본인뿐만 아니라 (아직은) 부모님에게 큰 일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부모님을 위로(응?)해드리는 센스도 함께 발휘하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건투를 빕니다!


Small things often.


* 신혼여행 중에 해변가에서 먹은 아이스크림이 생각나네요. 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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