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사이에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졌습니다. 이미 2주 전에 계절에 맞게 옷 정리를 한 번 했는데 바지가 좀 애매하더군요. 여름철 반바지처럼 잠깐 밖에 나갈 때 편하게 입을 바지가 마땅치 않았습니다. 특히 트레이닝복처럼 편하면서 백화점을 가기에도 부담 없는 바지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남성 바지'를 키워드로 이것저것 찾아봤습니다.
그랬더니 다음날부터 페이스북은 저에게 자꾸 '남성 바지' 쇼핑몰을 평소와 다르게 엄청나게 추천하는 겁니다. 그저 몇 번 검색을 했을 뿐인데 요즘 내가 관심 있는 걸 이렇게 알아차리다니.. 평소에서 가끔 '응? 이거 내가 검색한 건데?'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바지만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못습을 보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그런데 문득 아내의 관심사, 아내가 원하는 것을 이렇게 알면 얼마나 좋을까? (물론.. 가끔.. 불안하고 초조하고 걱정도 될 것 같네요.)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는 아내가 원하는 것을 발견하고, 찾았던 기억을 검색해 봤습니다. 답은 너무나도 간단하더군요. 제 경우에는 아내의 관심사를 발견하는 방법은 지켜보기, 물어보기, 기억하기 그리고 이것을 반복하기였습니다.
먼저 아내의 얼굴이나 행동을 보면서 아내의 컨디션이나 기분을 봅니다. 물론 아내의 표정을 보면 매번 같은 것 같고 그때그때 다른 것 같아서 파악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면 아내에게 물어봅니다. '오늘은 어땠어?'같은 포괄적인 질문부터 '구미호뎐 무섭다면서 계속 보네, 재밌어?'같은 구체적인 질문까지 다양하게 물어봅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는 믿으면 안 됩니다. 마지막으로 바라본 것과 들은 것을 기억하는 겁니다.
바라보는 것, 질문하는 것 그리고 기억하는 것.. '응? 이게 뭐야?'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배우자를 위한 시선과 대화'가 얼마나 귀한지.. 자녀가 있는 부부라면 공감하실 거라 믿습니다. 나름 대화를 하려고 노력하는 남편인데도 요즘엔 TV를 보느라 아내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줄어듦을 느낍니다.
그래서 관찰은 평소에 꾸준히 하고, 질문은 만날 때 그리고 궁금할 때 바로바로 하고, 기억은 머리가 아니라 노트나 구글 docs 같은 곳에 기록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