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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남편연구소 Nov 10. 2019

부부, 꼭 싸워야 한다면 잘 싸워 봅시다

얼마 전 교육을 통해 알게 된 부부관계 전문가께서는 '부부는 싸우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잘 싸우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을 조금 더 제 나름대로 해석해보자면 단순한 의견 충돌이 아니라 일의 진전을 만드는 싸움, 의미 있는 싸움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즉 진전이 없는 싸움에는 의미도 없고, 무기력과 함께 위험만 커지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동기부여라는 게 꼭 일이나 공부에서만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결혼한 사람들은 배우자를 처음 만나 호감을 느끼고 교제를 시작하면서 소위 '진도'를 나가는 과정에서 삶에서 가장 강력한 '동기부여'이자 '진전(Progress)'이라는 것을 경험하셨을 겁니다. 그러다가 결혼을 하고 나면 마치 비디오 게임에서 '끝판왕'을 깨서 눈 앞에는 'Game over'라는 자막이 보이는 듯합니다. 하지만 결혼이야 말로 연애와는 차원이 다른 다양한 사건으로 진정한 '일의 진전'을 만들어야 하는 단계입니다.


치약은 어디부터 짜야하는가, 화장실 문은 항상 닫혀 있어야 하는가, 설거지는 잠들기 전에 모두 완료되어야 하는가, 언제까지 청소기를 돌릴 수 있는가, 세탁기 예약 설정은 필요한가, 밥통 옆에 사용한 주걱을 식사 후에도 놓는 것은 적절한가, 반찬을 접시에 덜어두는 것은 과연 필요한가..  


저희 부부가 한번 이상 심각하게 논의해본 주제들입니다. 누군가 문제 제기를 하고, 반론을 제기해봅니다. 이해가 되면 다음엔 반론을 제기하지 않습니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정확한 기준이나 이유'를 확인합니다. 청소기를 항상 돌리는 게 문제가 아니라 저녁 8시 이후 같은 구체적인 기준, 주걱을 밥통 옆에 꽂으면 밥알이 떨어져서 벌레가 생길 수 있는 구체적인 이유를 말합니다. 그러면 배우자가 무엇을 고민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알게 됩니다.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복되는 문제에서도 계속 논의는 필요합니다. 그래야 문제가 조금씩 개선이 될 수 있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우리가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물론 쉽지 않습니다. 상당히 부담스럽습니다. 그렇지만 문제를 피하고, 때로는 그냥 덮는 것이 절대 좋지 않고 그 값(?)을 치러야 하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의 건승과 건투를 빕니다.


Small things often.


* 분홍색 장미의 꽃말은 '사랑의 맹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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