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좋은남편연구소 Oct 10. 2019

기념일에 관하여 : 결혼 2100일째 되는 날

내일은 결혼 2100일째 되는 날입니다. 연애를 짧게 한 탓에 결혼 100일 단위 기념일을 챙기기 시작한 것이 어느덧 21번째가 됩니다. 그렇다고 뭔가 특별한, 준비하는데 부담될 만한 이벤트는 아닙니다. 하지만 주변에선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물어봅니다. 정작 아내는 '오늘이?'라고 물어보는 게 일관된 첫 반응인데 이죠.

연애를 하면서 기념일을 챙기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결혼 후에 기념일은 '결혼기념일'뿐이고, 그나마 지키기도 쉽지 않은  모습을 흔하게 봅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아이의 탄생일을 기준으로 기념일이 만들어 축하하는 모습이 더 익숙할 정도입니다.

저는 연애시절보다 결혼 후에 기념일을 챙기는 것이 더 쉽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 연애 기념일 보다 돈이 적게 듭니다.

현실적인 이유입니다. 연애를 할 때는 뭔가 번쩍하고 화려한 기념일을 만들고 싶어서 오래 준비합니다. 하지만 결혼 후에는 큰 선물은 계좌추적(?)이라는 의도치 않은 결과를 가지고 옵니다. 꽃 한 송이와 엽서 한 장으로 충분합니다. 심지어 엽서는 '오늘은 우리가 결혼한 지.. 시간이 참 빠르고..  항상 미안하고.. 항상 고맙고..'정도의 메시지가 반복돼도 괜찮습니다.


2. 부부는 매일 만납니다.

이게 무섭습니다. 눈뜨면 봅니다. 집에 가면 봅니다. 그런 사람인데 잘 보여야 하지 않을까요? 직장 상사, 사업부 임원의 입사 기념일은 롤링 페이퍼까지 쓰면서 왜 아내와 기념일을 챙기는 걸 어려워 할까요.


3. 평소에 애정표현을 하게 됩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라는 말은 대표적인 거짓말입니다. 가족이라서 표현을 하지 않고, 표현하기 어렵다고 하는 남자들을 많이 봅니다. 표현해서 결혼했는데, 결혼하니 표현이 어렵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표현은 어렵습니다. 그래서 '감'을 유지해야 합니다. 정기적인 기념일은 표현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삶의 수준은 '평소'를 넘지 못합니다.

기념일을 챙긴다는 것을 한 줄로 줄이면 어렵지 않고, 중요하며, 삶의 수준을 높여준다는 겁니다.


Small things often.


* 주황색 장미의 꽃말은 첫사랑의 고백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겨울철 아내에게 뜬금없이 주기 좋은 선물(1만원 이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