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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남편연구소 Jan 10. 2020

선물은 꼭 줘야만 선물이 되는 걸까요?

어제 퇴근길, 지하철역 입구에 있는 꽃 가게에 들렸습니다. 이사 온 후로 퇴근길에 이곳저곳을 둘러봤는데 마음에 드는 꽃 가게는커녕 대안도 없더군요. 며칠 동안 퇴근하면서 꽃 가게 앞을 지나가면서 꽃을 살펴봤는데.. 흰색, 노란색, 보라색 소국과 카네이션 그리고 장미만 몇 단 놓고, 나머지는 모두 부케로 만들어 놓은 상태였습니다.  


결혼기념일도 얼마 남지 않아서 선물로 '꽃과 손편지'를 주려고 가게에 들어갔습니다. 흰색과 보라색 소국만 한 단씩만 사서 꽃병에 놓으려고 했는데.. 한 단 가격이 백화점 수준이더군요. 꽃꽂이 외에도 꽃을 자주 사 오는 남편이라 아내는 '1만 원 이상 꽃'은 사지 말라고 몇 번 이야기를 했던 터라, 사장님께서 그 짧은 시간에 가격 인하를 2번이나 해주셨지만, 결국 빈손으로 가게를 나와야만 했습니다.

 

오는 길에 아내에게 먹고 싶은 것이 없냐고 물어보고, 아내가 먹고 싶다는 딸기우유와 초코송이 그리고 간식 몇 가지를 더 사서 편지와 함께 줬습니다. 그리고 아내에게 '꽃을 사려다가 예산 초과 때문에 못 샀다'라고 이야기를 했더니 '오늘 사준 간식으로도 충분'하다며 괜찮다고 하더군요. 꽃 선물을 직접 준 것 못지않게 좋아하는 아내를 보니 제 기분도 좋아졌습니다.


물질적인 선물을 주는 것도 물론 좋지만 때로는 선물을 준비하는 마음, 선물을 구입하려고 했던 노력 자체가 선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자주 쓸 수도, 자주 사용해서도 안 되는 선물이니 남용하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Small things often.


* Every cloud has a silver lining. 구름이 해를 가려도 반짝이는 Silver line을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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