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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남편연구소 Nov 17. 2019

만화<쿵푸팬더> "좋은 뉴스, 나쁜 뉴스가 어디 있나?

명작의 언저리에서 결혼을 외치다

만화 쿵푸팬더(2008)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만화 중 하나입니다. 지금까지 3편이 나왔고 모두 재미있지만, 아쉽게도 1편을 능가하진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1편의 주요 내용은 아버지(거위)와 함께 식당을 운영하는 포(판다)가 오래전부터 전설로 내려오는 '용의 전사'로 우연히(!) 지목을 받아 수련을 하면서 성장하고, 용의 전사에게 주어지는 비법(두루마기)을 차지하려는 악당 타이렁(표범)을 물리친다는 겁니다.   


잭 블랙의 목소리 연기부터 스펙터클한 액션 등 이 만화를 좋아할 이유는 너무 많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시푸(포의 스승, 렛서 판다)와 우그웨이(대스승, 바다거북이)의 대화입니다. 타이렁이 감옥을 탈출해서 마을로 오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시푸는 우그웨이에게 '나쁜 소식(News)이 있다'며 보고를 합니다. 그러자 우그웨이는 '세상에 나쁜 소식이 어디 있고, 좋은 소식이 어디 있냐.. 그저 소식이 있을 뿐이다'라며 시푸를 진정시킵니다. 그러자 시푸가 "타이렁이 탈출했다"라고 말하고 '음.. 그건 나쁜 소식이구만'이라며 '자네가 그 아이(포)를 믿지 않는 것이 나쁜 소식일세'라고 말합니다.


결혼 후에 가끔씩 이 만화를 떠올립니다. 여행 일정이 틀어지거나, 아이가 아프거나, 아끼는 물건이 고장 나거나, 아내와 의견 충돌이 발생하는 등 살면서 만나는 나쁜 소식은 굳이 일부러 찾지 않아도 많이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정말 나쁜 소식은 '부부가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는 것'뿐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여행을 못 가면 집에서 함께 '보고 싶던 영화를 볼 시간'이 생긴 것이고, 아이가 아프면 '더 아프지 않아 다행'이고, 아끼는 물건이 고장 나면 '새로운 물건을 살 기회'이기도 하며, 아내와 의견 충돌은 '아내의 새로운 면을 알게 된 계기'인 것이죠.


사회생활에서도 비슷합니다. 부서장과 부하직원의 관계와 신뢰가 틀어지는 결정을 두려워하기보다는 당장의 매출을 만들고, 지금의 위기를 모면하려는 결정을 '쉽게'하는 모습을 볼 때가 있습니다. 회사라는 게 그렇다, 세상이라는 게 그런 거다 라는 이유와 핑계를 만들면서 말이죠.


나 자신을 믿지 않는 것, 소중한 사람의 신뢰를 잃는 것, 건강을 해치는 것.. 정말 나쁜 소식이 무엇인지, 지금 우리에게 들려오는 소식이 정말 나쁜 소식인지 판단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Small things often.


* 어차피 나갈 것이라면 이런 무서운(?) 문구에 굳이 걱정할 필요는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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