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좋은남편연구소 Oct 14. 2019

부부 사이에도 독감 예방접종은 필요하다

어제는 아내와 제가 독감 예방접종을 맞았습니다. 독감 예방 접종은 그해 유행할 독감 바이러스 소량을 3~5가지 몸속에 미리 담아두고 항체를 만들어서 독감에 걸리지 않게 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예방접종 때문에 아프기도 하고, 또 다른 바이러스로 독감에 걸릴 수도 있고, 다행히 독감 없이 겨울을 지나고 나면 '예방접종은 필요한가'하는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아내와의 관계에도 '예방접종'같은 대화가 있습니다. 살다 보면 치약을 짜는 방법부터 아이 교육, 이사 등 크고 작은 의견차를 발견합니다. 이런 다름은 집 안팎에서 계속해서 발생하고 가끔은 갈등의 불씨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생각과 행동의 다름에 대해 대화를 하고, 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본 경험의 유무는 언젠가 일어날 수도 있는 대형사고를 예방합니다.

저희 집은 대부분  아내가 '여보, 우리 이야기 좀 해요'라고 시작합니다. 그 순간 뇌 속에 수만 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갑니다. 최근에 잘못한 일부터, 혹시 우리 가족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등등... 마치 산책길에 호랑이를 만난 것처럼 긴장과 두려움이 몰려옵니다. '나중에 이야기하자, 급한 일을 해결해야 한다' 같은 회피 전략이 입술을 간지럽힙니다.(실천한 적도 있음을 고백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 부부에게 좋은 기회다'라는 생각을 의지로 꺼내 올려 봅니다. 살짝 아픈 대화가 큰 아픔을 예방할 것을 알기 때문이죠.

집안에서 발생하는 일은 90% 이상 반복되는 '일상'입니다. 하지만 작은 일들이 모여 큰일이 되고, 큰일이 갑자기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 우리가 대화를 한 경험이 없다면, 대화로 갈등을 해결해본 경험이 없다면, 작은 불씨가 집안을 삼킬 수도 있을 겁니다. 그것이 일상적인 집안일로 가득한 대화에서 가끔은, 조금은 다른 대화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Small things often.


매거진의 이전글 문제가 문제가 아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