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려다니는 편이었습니다. 5부
한때, 사랑은 쫓는 것이었다.
불안했고, 애달팠고,
그 사람의 기분에 따라 하루가 무너졌다.
“그 사람은 왜 연락이 없을까.”
“내가 뭘 잘못했나?”
“혹시 이게 마지막일까?”
끊임없이 걱정하고, 해석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 버전의 나’를 연기하던 시간.
그 시절엔 몰랐다.
사랑이란, ‘내가 나로 있을 수 있는 상태’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좋은 사랑은 ‘끌려다니지 않는다’.
좋은 사랑은
함께 걸어가고, 서로를 기다리고,
나를 ‘지켜볼 여유’를 주는 것이다.
처음엔 낯설었다.
연락이 꾸준히 오고,
“잘 자” “밥 챙겨 먹었어?” 같은 말이 매일 이어지는 것이.
기분에 따라 사라지지 않고,
작은 감정도 함께 나누려는 그 마음이.
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이렇게까지 날 좋아해도 되나?’ 싶었다.
도망가던 사람만 만나왔던 내가
그렇게 사랑받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끔 생각한다.
내가 예전처럼 누군가에게 매달리고,
눈치 보며 사랑했다면
이 사람의 마음을 가볍게 여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 시절을 지나왔다.
절절하게 사랑했고, 처절하게 혼자였고,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너무도 많은 감정을 쏟아냈던 그 시절을.
그래서 이제 안다.
누군가가 나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얼마나 귀하고, 고마운 것인지.
그 사람 덕분에 다시 깨달았다.
사랑은 ‘숨 막히는 것’이 아니라
‘숨 쉬게 해주는 것’이라는 걸.
이 사람과 함께라면
쫓지 않아도, 매달리지 않아도
사랑이 흘러간다는 걸.
지금 당신은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숨이 트이나요, 막히나요?’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언제 마지막으로 느꼈나요?
사랑을 줄 때, 혹시 나 자신을 잃고 있진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