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함 속에서 소중함을 깨달아가는 일상 속 산문시
가까운 것들이 안개 낀 듯이
흐릿하게 보여서 안과를 찾으니
대수롭지 않다는 듯,
노안이라는 말을 내게 남겼고.
시력은 괜찮다고 하지만
노안이 찾아왔다는 소리에
마냥 마음이 가볍지는 않더라.
이렇게 내 육신도 세월의
흐름을 따라서 가고 있었음을
실로 실감하게 되던 날이었으니.
작은 글씨도 흔들림 없이
낱낱이 바라보았던 지난날의
거침없던 감각은 뒤로하고
이제는 초침을 새로이 맞추고
부드러운 새 감각을 익혀야 할 시기.
흘러가는 작은 것 하나하나에
집착하지 말고 더 멀리 둘러보며
넓은 시선으로 살아가라는 의미를
그렇게 알려주는 건가 싶은 생각에
내 마음의 초점도 만지작만지작
편리함 속에서 보지 못했던
소중함이 불편함 속에서 보이니
앞으로 더 많은 소중함을 만나게 될 테지.
노안을 시작으로 앞으로 겪게 될
노화가 찾아온다는 건 어쩌면
미처 챙기지 못했던 소중함을
발견하고 여정의 미를
완성해가라는 의미인지도 모르겠다.
피할 수 없는 자연의 순리 앞에서
조금 더 겸손하게, 조금 더 의연하게
그렇게 마주해가면 좋겠다는 마음이 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