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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가족 모임의 장

결혼식을 다녀와서 문득 떠오른 생각

by Jake Shin


지난 토요일, 저는 이종사촌의 결혼식에 다녀왔습니다. 결혼식이란 늘 축복과 설렘이 가득한 자리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른 감정이 제 마음속에 자리 잡았습니다. 오랜만에 외갓집 식구들을 뵙는 자리였지만, 정작 저는 그분들과 크게 친밀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아버지께서 한 분씩 제게 소개를 해주셔서 인사를 드리긴 했지만, 사실 대부분은 이름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분들이었습니다. 순간, “아… 우리가 참 자주 보지 못했구나” 하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예전 어렸을 적에는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가 계셔서 명절 때마다 외갓집 친척들이 한자리에 모이곤 했습니다. 그때는 제법 북적북적했고, 자연스럽게 얼굴도 익히고, 관계도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외조부모님께서 돌아가신 이후로는 그런 기회가 줄어들었습니다. 명절에도 따로 모이지 않게 되었고, 이제는 결혼식 같은 특별한 행사가 아니면 서로 얼굴조차 보기 힘든 현실이 된 것이죠. 이번 결혼식에서 저는, “가족이란 구심점이 없으면 점점 흩어지게 되는구나”라는 씁쓸한 깨달음을 가지게 되더군요.




"가족행사의 의미 – 어린 시절과 성인이 된 지금"


어린 시절, 명절이나 결혼식 같은 가족 행사는 그야말로 큰 잔치였습니다. 저는 친척들을 만난다는 설렘에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여러 사촌들과 같이 시간 보내고, 어른들께 인사를 드리면 용돈을 받아 들고 활짝 웃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 시절 저에게 가족 모임은 즐거움의 연속이었고, 그 자체가 명절의 의미이자 보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성인이 되고 나니, 같은 자리가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이제는 용돈이 아니라 “어떻게 지내니?”, “건강은 괜찮으시죠?” 같은 안부가 대화의 중심이 됩니다. 웃음소리보다는, 서로의 삶을 나누며 위로하는 대화가 많아집니다.


이번 결혼식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어른들과는 대부분 건강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예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장면이지만, 지금의 제 나이와 가족들의 연령대를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의 ‘재미와 보상’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안부와 건강’이 가족 모임의 핵심이 된 것이죠.




"가족과 나누는 태도와 마음가짐"


행사에 참여하면서, 저는 가족에게 대하는 제 태도를 다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그동안은 “오랜만에 보는 자리니까 형식적으로 인사만 하면 된다”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 결혼식을 계기로, 그런 태도로는 진짜 가족의 의미를 느끼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하였습니다.


짧은 시간이라도 가족들과 사는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는 것이 참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라는 인사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다음에는 우리 따로 한번 보자”라는 말 한마디가 관계를 훨씬 따뜻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도 느꼈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마음가짐인 것 같습니다. 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의무로만 여기지 않고, 소통의 기회로 삼는 것. 그렇게 마음을 열 때 비로소 가족의 온기를 더 깊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족의 구심점 – 부모님의 역할"


이번 결혼식에서 가장 크게 다가온 깨달음은 바로 부모님의 역할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가 가족을 모으는 중심이셨습니다. 그분들이 계셨기에 명절마다 모두가 모일 이유가 생겼고, 자연스럽게 가족의 끈도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부모님 세대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계십니다. 이번에도 아버지께서 저를 이끌어 주셔서 친척 한 분 한 분을 소개해 주셨기에 저는 그분들과 인사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만약 아버지가 그런 다리를 놓아주지 않으셨다면, 저는 여전히 낯선 사람처럼 머뭇거렸을지도 모르죠.


부모님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달았습니다. 부모님은 단순히 저희 세대의 윗세대가 아니라, 여전히 가족을 하나로 이어주는 구심점이고, 연결고리 임을요. 그래서 저는 이번 일을 계기로, 부모님의 건강이 곧 가족의 건강이고, 부모님의 웃음이 곧 가족의 웃음이라는 사실을 더 깊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가족행사를 통해 되새기는 삶의 즐거움과 부모님 건강 기원"


결혼식은 단순히 두 사람의 새로운 시작을 축하하는 자리일 뿐 아니라, 흩어진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소중한 기회이기도 합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저는 가족의 결속이 주는 기쁨을 다시 느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부모님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합니다. 부모님이 계시기에 가족이 이어지고, 부모님이 건강하시기에 저희 모두가 마음 놓고 웃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앞으로 가족 행사 자리를 단순히 참석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가족들과 진심 어린 대화를 나누며 관계를 이어가려 합니다. 그렇게 작은 노력 하나가 가족의 결속을 지켜주는 힘이 될 것이니까요..


마지막으로, 부모님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부모님이 오래도록 건강하게 우리 곁을 지켜주실 때, 가족의 웃음은 더욱 깊어지고, 삶의 즐거움 또한 더 크게 다가올 것임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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