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현상에는 이면과 원인이 있다. 대개 여러 개의 원인들이 경합하며, 그것들이 화학적인 결합을 하여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기도 한다. 그런 까닭에 현상에서 원인을 찾아내는 것은 인터넷 댓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인을 찾아내는 능력이 아니라,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무척 어려운 과학적 추론이 필요하며 자신은 그것을 제대로 해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실패에 대한 인식이다. 원인을 찾아내는 것보다 자신이 틀릴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그 말은 정말 받아들이기 어렵고 대부분 사람을 무시한다는 반감만 불러일으킨다. 그래서 소크라테스가 죽었다.
- 김웅, 《검사내전》, 부키
김성재 사망 사건: 1995년 11월 20일, 인기 그룹 듀스의 멤버 김성재가 숙소에서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 사건. 용의자로 지목된 여자 친구는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대법원 무죄 확정 판결을 받으면서 마약이냐 살인이냐에 대한 논란을 낳은 사건이 되었다.
출처: 나무위키 - 듀스 김성재 사망 사건
이날 재판부가 『형사재판의 증거는 엄격한 과학적 증명력이 필요 없으며 고도의 개연성만으로 충분하다』는 「유죄설」과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의 엄격한 증거 없이는 피고인을 범인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무죄설」을 예시한 것은 「신神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재판부의 고뇌를 간접적으로 토로한 것으로 풀이된다.
출처: 관련 기사(경향신문 1996.11.06)
진실로 죄가 있는 사람과 진실로 죄가 없는 사람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어떤 존재(예컨대 신神)가 있어서 죄 있는 사람에게 유죄 판결을 내리고 죄가 없는 사람에게 무죄 판결을 내릴 수 있다면, 그 존재를 판사로 정하면 만사형통이겠다. 그러나 판사는 인간이고 따라서 판단에 오류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것이 위 관련기사 발췌의 '「신神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재판부의 고뇌'가 뜻하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