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받고 있는 지금의 시간마저 귀하다.
창작의 고통?
마음이 어수선하고 힘든 일이 있을 때 조용히 앉아서 낙서하듯 종이에 풀어내면 속이 시원해진다. 글로 풀어내다 보면 상황이 명확해지고 해결책이 떠오르거나 마음이 다스려지는 것이다. 그래서 글쓰기를 좋아하게 되었다.
하지만 브런치에 글을 쓰려고 자리에 앉았는데 자꾸 막힐 때가 있다. 내용이 생각나지 않아서 그럴 때도 있지만 쓰고 싶은 게 너무 많은데 정돈되지 않은 채 어수선하게 흩어져 있는 경우가 더 많다. 어쩌면 잘 써야겠다는 욕심이 훼방을 놓아서 그런지도 모른다.
겨우 써놓은 문장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아서 몇 번을 고쳐 써도 양에 차지 않을 때는 잠시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머리가 텅 빈 느낌이 들면서 스스로가 한심해지고 허우적거리는 것을 두고 '창작의 고통'이라고 하는 것일까?
최근 며칠 동안 조금씩 써서 마무리하던 글이 있는데, 다시 보니 마음에 안 들어서 다 지워버렸다. 글감은 좋은데 결과물이 마음에 차지 않으니 써 내려간 시간이 아까워도 어쩔 수 없었다. 퇴고를 할수록 꼬이는 글은 그냥 과감히 버리는 게 답이다.
글쓰기를 좋아하지만 글이 잘 안 써질 때는 스트레스를 제법 받는다. 오늘이 그런 날이다. 요즘 독서를 게을리해서 진짜로 머리가 텅 비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 짧은 글을 마치고 나서 책을 좀 읽어야겠다.
어쩌면 지금의 스트레스에는 다른 요인이 섞여있을지도 모른다. 이것저것 다 잘하고 싶은데 잘 안돼서 답답하긴 하다. 의욕이 넘치다보니 기도, 근육 만들기, 글쓰기, 육아, 효도, 영어공부, 독서, 회사 업무, 집안일 등등 다 잘하고 싶지만 피곤하거나 게을러서 지체될 때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다. 특히 글이 잘 안 써지거나 집이 지저분할 때 더 예민해진다.
오늘도 스트레스를 받다가 지금의 스트레스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트레스가 오히려 나를 더 발전시키는 밑거름이 되어주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고 이렇게 생각을 전환하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얼마 남지 않은 2021년, 스트레스받는 것조차 감사하게 여기며 기분 좋게 마무리해야겠다. 갑자기 닥친 역병으로 인해 여전히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2022년은 조금 더 나아질 거라는 희망을 품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