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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에 대한 세심한 배려

틀린 맞춤법 바로 잡아주셔서 감사합니다!

by 단아한 숲길

런치에 쓴 몇 안 되는 글 중에

조회수 20만이 되어가는 글이 하나 있다.

기껏해야 조회수 5만이 최고 기록이었는데

20만이라니!

나로서는 기분 좋은 일이다.


내가 쓴 글을 많은 이들이

보고 있다 생각하니

가슴이 콩닥거리고 민망하다.

한편으론 조심스럽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렇게 조회수 높은 글에

대놓고 오타가 있었다.

어려운 단어도 아니고 아주 쉬운 단어였는데

신기하게 내 눈에 띄지 않았던 것이다.


세상에나!

'연애'라고 써야 할 상황에 '연예'라고 썼던 것.


마흔을 넘기면서 부쩍 이런다.

아주 기초적인 단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가 있다.

혹은 기본적인 영단어나 한글의

철자가 갑자기 생각나지 않을 때도 있다.

이번처럼 아예 다른 단어를 써 놓고

틀린 사실조차 모르기도 한다.

(쉰이 되면 기본적으로 뇌 검사를
해야 한다던데 미리 해야 될 듯 ㅜㅜ)


사람이 로봇이 아닌 이상

완벽하게 말하거나 쓰는 건 어렵겠지만

실수의 빈도가 잦아질수록 위축된다.

더 잘 관리해야겠다는 다짐도 한다.


어쨌든 지인들도 모른 채 넘어갔거나

말해주지 못한 오타를

친절하신 독자께서 알려주셨다.

댓글에 적으면 민망할 거라 생각하셨던지

브런치 제안하기를 통해

정성스러운 메일을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당연히 메일을 확인한 즉시 수정했다.


글에 몰입하다가 갑자기 튀어나온

오타에 글의 흐름이 끊기는 것 같아서

바로잡아 주고 싶었다고 하셨다.


참 고마운 일이다. 삭막해져 가는 세상에

촉촉한 단비같다.

이렇게 마음 따뜻한 사람들이 있기에

아직은 살만하고 희망스러운 세상이다.

나 역시 누군가의 글을 읽다가

조심스레 다가가 바로 잡아주는

용기 있고 친절한 존재이고 싶다.






https://brunch.co.kr/@goodlje1217/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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