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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글이 작고 초라해보일 때

작가의 서랍에 쌓여가는 글들

by 단아한 숲길

매일 글을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는 아들 핑계로, 저녁에는 저질 체력을 핑계로... 여러 가지 이유로 글 쓰기 어렵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야무지게 마음 추스르며 조금씩 쓰고 있다. 그런데 쓰다 보면 꼬이고 다시 읽어보면 영 어색해서 작가의 서랍에 미발행 글들이 쌓이고 있다. 이런 상황이 딱하고 답답하다.


글을 쓰려면 집중해야 한다. 그러니 당연히 늦은 밤이나 이른 아침이 가장 만만한 시간이다. 하지만 그 만만한 시간에 뒹굴거리며 책을 읽거나 유튜브를 본다. 편안함에 길들여진 나약한 존재... 그래서 요즘엔 다른 브런치 작가들의 글을 자주 읽는다. 쓰기보단 읽기가 수월하니까. 다른 작가들의 글을 보다가 혼자 의기소침해지기도 한다. 비교하는 건 미련한 짓이라는 걸 알지만 자꾸 비교하게 된다. 그럴수록 작고 초라해진다는 걸 알면서도...


유려하고 아름다운 문장보다는 소박하고 진심이 담긴 문장을 좋아한다. 거기에 재치와 감각이 버무려진 글은 최고다. 그래서인지 문장마다 신선한 재치가 묻어나는 문장을 만났을 때 제일 부럽다. 타고 난 감각인지 노력의 결과인지 모르겠으나 엄청나게 부러운 마음을 숨길 수 없다.


짧은 문장 안에 깊은 생각이 담긴 글도 부럽다. 내공을 쌓기까지 수 없이 노력했을 작가의 수고가 엿보인다. 뻔하고 지루한 문장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맴돌고 있는 내가 부끄럽다. 오늘은 그냥 혼자 넋두리하는 날이다. 가끔 이런 날도 필요하다. 글이 자꾸 막혀서 뭐라도 주절거리고 싶은 날...포기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글도 가을처럼 깊고 달콤하게 무르익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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