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대평리 한달살이 2

# 변화무쌍한 날씨 : 고립과 생이별 그리고 상봉

by 뽈뽈러


제주도에 당도한 후, 제주의 날씨는 섬나라 특유의 변화무쌍하면서도 압도적인 면모를 여실히 드러냈다.


폭설, 강풍, 폭우, 구름. 폭설, 강풍, 폭우, 구름. 첫날과 둘째 날에 강풍이 매섭게 부는 것 같더니만, 3일째부터는 매시간, 매일 같은 패턴이 이어졌다. 때문에 라디오와 TV에서 들려오는 제주 지역 방송에서는 기상특보가 연신 이어졌다. 특보가 아니어도 숙소 건물을 때리는 강풍, 강우, 강설로 인해 바깥 날씨 상황은 충분히 실감할 수 있었다.


한달살이를 위한 각종 짐들과 차량 이동을 위해 배편을 이용할 수밖에 없어서 아내와 아이는 시차를 두고 오기로 했었다. 그래서 나만 먼저 제주도로 들어왔는데, 마침 기상상황이 좋지 않아 제주도로 오는 비행기는 모조리 취소가 되었고, 제주공항도 폭설로 인해 모든 운항이 취소되면서 우리 가족은 생이별을 하게 되었다.




나쁜 기상 탓에 약 1주일 정도를 특별한 것 없이 방에서 혼자 지내게 되었지만, 그렇게 아쉽거나 시간이 아깝다는 건 없었다. 애초에 어디를 많이 다녀보려고 한다거나 많은 것을 경험하려는 생각은 계획에 없었기에, 고립의 1주일은 그저 책 읽기와 음악 듣기, 마을의 여러 식당에서 혼밥 혼술 그리고 집에서의 멍 때리기로도 충분한 시간이었다. 물론 외부의 험악한 날씨 탓에 잠은 쉽게 들지 못했지만...


어느 정도 제주도의 기상이 괜찮아질 무렵, 아내와 아이는 비행기를 타고 제주에 당도했다. 하지만 픽업을 하기 위해 제주도 남쪽 대평리에서 북쪽 제주공항으로 가는 길은 무시무시했다. 제주도 그 자체인 한라산은 자신의 압도적인 힘과 그 위엄을 여전히 손 놓지 않았던 것이다. 백록담에서부터 바람을 타고 내려오는 눈발과 구름 탓에 앞을 가늠하기 힘들어 정말 벌벌 떨면서 나아갔던 것 같다.




이렇게, 우리 가족은 다시 만났고, 드디어 함께하는 대평리 살이가 시작되었다.


2021.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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