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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무 Sep 16. 2021

세상은 더  변해야 해. 쿨~ 하게~

하루 종일  음악을 반복해서 듣고 있다.     

한쪽 귀에 이어폰을 끼고 거리를 걸으며, 산책을 하며, 잠시 쉬어가며, 커피를 마시며, 세상 사람들의 움직임을 보며, 표정을 보며, 하늘을 보며, 땅을 보며, 나무를 보며, 구름을 보며... 귓가에 맴도는 음악이 세상을 영화의 한 장면으로 만들어 주는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음악을 왜 '마법 같다'했는지 알 것 같다. 이어폰만 끼면 들려오는 음악에 따라 같은 곳을 다른 세상으로 만드니 말이다.  

  

나만 빼고 모두가 행복해 보이는 세상

연인도, 가족도, 친구들도, 하다못해 길가의 꽃들도, 나무들도, 새들도... 가끔은 나의 시간만 천천히 가고 세상 모든 이들의 시간은 빠르게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활기 넘치고, 힘이 넘치고, 사랑이 넘치고, 기쁨이 넘치고 좋은 일인데, 지켜보는 난 때에 따라 우울해지기도 한다.

아마 오늘이 그런 날인가 싶다.     

[날씨도 내 마음처럼 흐렸다 맑았다, 바람 불었다 멈췄다, 해가 나왔다 구름에 가려졌다, 비가 왔다 그쳤다, 오늘따라 변덕이 더 심하다. 하늘도 생각이 많은 듯 머릿속이 복잡해 저러나 싶기도 했다. ]


가끔. 아무 소리도 듣고 싶지 않고 관심받고 싶지 않을 때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세상을 거닌다.

그럼 그 누구도 말을 걸지 않는다.

말을 걸어온들 마치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어 아무 소리도 안 들리는 듯, 그렇게 지나치면 된다.

모든 게 귀찮은 그런 날 엔, 세상 우울은 다 집어삼킨 듯 그렇게 거리를 걷는다.   

  

요새 따라 왔다 갔다 짜증이 밀려오는 게, 갱년기인가 할 때도 있다. 몸은 나이를 먹는데 마음은 나이 먹었다는 걸 거부하고 있으니 몸 따로 마음 따로, 당체 무엇을 어찌해야 될지를 모르겠다.


난 아직 젊은데...ㅜㅜ 어딜 가든, 무슨 일을 하든, 나이를 먼저 묻고 제한을 한다. 짜증 나는 일이다. 그놈의 나이는 내가 먹고 싶어서 먹은 것도 아니고 왜 자꾸 따라다니는지 모르겠다. 참 불편한 어중간한 나이, 내 나이가 그런 나이대인가 보다. [내 나이가 어때서]


젊은이도 아닌, 청년도 아닌, 노인도 아닌 ,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나이...     

십 대들에게 사춘기가 있다면 우리 나이 때가 십 대들의 사춘기와 같은 그런 위치가 아닌가 싶다. 성차별만 있는 줄 알았는데 연령차별도 있을 줄이야. 백세 시대라면서 여전히 변하지 않는 연령차별, 시대가 변했는데 편견으로 바라보고 대하는 건 달라진 게 없는 것 같다.


어리다고 못 할 일이나, 나이가 들어 못 할 일이나, 해보지도 않고 누가 아랴, 세상은 해보기도 전에 기준을 정해 선을 긋는다. 언제까지 옛 기준에 맞춰 선을 그어 살아가야 하는 걸까? 유지되어야 할 것들은 유지되더라도 빠른 속도로 변해가는 세상에 맞춰 변해야 될 것들은 변해야 하는 게 아닐까? 그놈의 기준 좀 바꾸자.    


"세상은 더  변해야 해. 쿨~ 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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