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호출한다고 선뜻 나서지 않고, 누가 외면한대도 괘념(掛念)치 않는 또 하루의 태양이 동해바닷가에 떠오른다. 세태(世態)에 흔들리지 않고 시류(時流)에 둔감한 듯 무심한 태양이건만 그의 장점은 여일(如一)하다는 것이다. 애오라지 변함없이 자기 일에 충실하다는 것에는 타의 추종을 불허(不許)한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사방팔방 막혀서 사람들이 허둥대고, 평범한 일상이 생존(生存)으로 내몰리지만 여일한 해는 지상의 사람들 머리 위로 운행(運行)을 이어간다.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견지(堅持)해나가는 것은 물론 이웃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것이야 말로 인생이 걸어가고 남겨야 할 발자취이다. 방금 막 신방(新房)에서 나온 새신랑 같은 아침 해가 아닌가. 사진부장은 몇 날의 작업(作業) 끝에 일산지에서 낚아 올린 한 컷을 보내왔다. 방어진의 일출(日出)을 보며 짧은 기도 한 소절을 읊어 올린다. “주여, 부족하나마 우리의 생애가 주께 저 태양처럼 여일(如一)하게 하소서.” 朴正寬 編輯長